[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 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자금 마련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쌍용차는 매각은 물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담보를 바탕으로 자금 융통에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측은 쌍용차에 대한 추가 정밀 실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 계약 체결 전 쌍용차의 자산 상태 등을 점검하는 정밀 실사는 23일까지 2주간 진행됐으나, 이날부터 1주일간의 추가 실사 기간을 요청한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의 허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본 계약 체결 과정에서 자금 관련 잡음이 계속 일면서 시장에선 쌍용차 인수 가능성에 또다시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
◆ 쌍용차 부지 담보 구상...업계선 부정적 전망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등에 필요한 자금을 1조600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중 절반가량을 산업은행에서 빌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담보는 쌍용차의 경기도 평택공장 부지로 '일반 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 후 담보로 설정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3일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와 인수합병(M&A)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엔 이 같은 계획이 반영되지 않았다. 산업은행도 "불확정한 조건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사유"라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선 상태다.
업계선 부채가 쌓일 대로 쌓인 쌍용차를 다시 '돌려 막기식' 자금 조달로 재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의 부채는 현재 7000억원으로 회생절차와 별도로 인수 후 즉시 갚아야 할 공익채권만 4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써낸 인수가는 3100억원으로 전해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계약 체결 시엔 인수자가 가진 자금으로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인수하면 자산을 이용해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식의 계획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회사를 넘기기엔 위험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평가했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사진= 쌍용차] |
◆ 숨통 조이는 부채 비율...판매 돌파구도 '막막'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자금 융통에 집중하는 사이 쌍용차의 부채 비율은 어느덧 경영 숨통을 조이고 있다. 차량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내수 판매가 줄면서 내수 점유율도 바닥을 찍기 일보 직전이다. 여기에 새로운 인수자에게 희망을 줄 '판매 돌파구'도 요원하다. 그야말로 '삼중고'에 허덕이는 급박한 상태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2만1205.82%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601억원, 당기 순손실은 593억원으로 나타났다.
내수 판매량 또한 줄고 있다. 지난 2020년 5.5%에 달했던 내수 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 3.8%로 줄어들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고려하더라도 현대차 등 타 완성차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며 내수 점유율을 높인 것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신차 개발 및 뚜렷한 판매 돌파구도 부재하다.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10월 유럽시장에 먼저 선보였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내년부터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가 넘는 전기차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5인승에 1회 충전거리 307km 인증을 받은 '코란도 e-모션'이 승산이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 대리점 관계자는 "e-모션 국내 출시 관련 소식은 본사에서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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