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다수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위원들이 이달 초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과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면서 서둘러 물가 방어에 나서야할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은 위원회가 자산매입 속도 변경과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FOMC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월 150억 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을 결정했다. 당초 계획된 속도가 유지될 경우 연준은 내년 6월 말 테이퍼링을 종료하게 된다.
다만,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 내용을 감안할 때, 연준은 테이퍼링 속도를 키울 가능성을 이미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월 300억 달러로 확대하면 3월 말이나 4월 초 테이퍼링이 완료된다.
최근 복수의 연준 위원들도 공개적으로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연방준비제도.[사진=블룸버그]2021.11.18 mj72284@newspim.com |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에 이어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테이퍼링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의사록은 위원들이 적절한 정책 변경과 관련해 유연성 유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12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규모가 확대되면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역시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 9월 공개된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의 절반인 9명이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테이퍼링 조기 종료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금리 인상 시점은 12월 FOMC 회의 이후 공개되는 점도표에서 좀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데일리 총재는 내년 한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의사록은 "위원들은 이전에 전망한 것보다 상당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도 "그들은 대체로 수급 불균형이 완화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2022년 중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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