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가 연 1.00%까지 올라오면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0.75%에서 0.25%p 올린 연 1.00%로 인상했다. 코로나19로 발생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가 1년 8개월 만에 종료된 것이다.
한은은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이후 10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채권전문가 100명 중 90명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상을 전망한 응답 비율은 지난 9월 조사 때보다 13% 높아졌다. 반면 금리 동결을 예상한 응답 비율은 10%로 이전 조사 때의 87%와 비교해 낮아졌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 불균형 해소와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금리인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844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전 분기와 전년 대비 증가율이 축소되긴 했지만, 신용대출 축소에 따른 것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20조8000억원으로 2분기(17조3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또 유가 상승과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해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발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날 동결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에 따라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예측해볼 수 있다.
지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주상영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이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동시에 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해당 위원은 "긴축 전환(금리인상)을 서두르면 경제회복의 탄력을 둔화시킬 것"이라며 "본격적 긴축전환으로의 전환은 조만간 실시될 미 중앙은행(Fed)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소수의견이 나오고, 총재의 매파적 태도가 다소 누그러진다면 금리인상 기대를 반영했던 시장금리 오름세는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금리가 올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규모 증가폭을 시산하면 25bp(1bp=0.01%p) 인상 시 2020년말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