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기준금리 상승으로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냈던 증권사들이 직격탄을 맞게됐다. 올 하반기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횡보하면서 주식거래대금이 반토막난데다, 최근 대출 금리 인상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이 줄면서 수익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10조9635억원으로 1년 전(16조8866억원) 보다 54%가량 감소했다.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22조9000억원, 올해 상반기 26조8000억원에서 최근 20조8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DB] |
이같은 거래대금 감소는 국내증시가 미국주식과 달리 몇달째 박스권 횡보세를 보이면서다. 국내증시가 좀 처럼 힘을 못쓰는 이유는 국가간 산업경쟁력의 차이로 분석된다. 동학개미들이 메타버스 등을 선도하는 미국증시로 눈을 돌린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올려 대출을 조이자, 빚을 내 투자한 투자자들도 서서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빚투족은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최근 개인투자자가 일정 기간 증권사에 이자를 내고 빌린 돈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대폭 줄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은행이자보다 금리가 3~5% 정도 더 비싸지만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식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3일 기준 23조697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중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9월13일 25조6540억원보다 1조9562억원 가량 감소한 셈이다.
금리상승은 시황둔화는 물론 증권사의 채권운용수익을 감소시킨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주식투자 보다는 예·적금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데다 채권가격이 떨어져 증권사의 채권운용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업계인 나이스신용평가사(나신평)에 따르면 금리가 20bp 상승시 국내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 추산액은 3248억원이다.
증권사의 경우 업종 특성상 주로 1~3년 위주의 채권 단기물을 들고 있어 금리 상승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렇다 보니 금리인상 시기엔 채권 운용비중을 서서히 줄이는 방법으로 손실을 줄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리상승시 증권사들은 미리 이를 감안해 채권 포지션과 듀레이션 조정에 나서는 등 예측가능한 범위내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금리상승 전망시에는 대부분 증권사들이듀레이션 축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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