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이번에는 요소수 였지만 다음 차례는 배터리일 수 있다"
최근 중국발 요소수 사태를 지켜보는 K-배터리 업계의 마음이 심란하다.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중단하면서 국내 요소수 생산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화물차와 버스, 구급차, 소방차 등이 발이 묶이는 공포를 생생하게 경험했다. 요소의 중국 의존도는 97%.
이윤애 산업1부 기자 |
혹자는 '요소'가 지나치게 높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배터리 핵심 소재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1~9월 품목별 중국 수입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양극재의 핵심 재료인 망간과 수산화리튬과 중국 의존도는 각각 99%, 83.3%다. 2차전지 충전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음극재의 주원료인 흑연도 88% 수준이다.
최근 요소수 사태를 경험하면서 국내에서는 배터리 업계의 이같은 취약한 고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산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 경쟁력은 전 세계 선두지만 핵심 소재 공급 차질이 발생한다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이 같은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요소수 처럼 수입이 끊기지는 않았지만 핵심 소재의 원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국내 배터리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산화리튬의 경우 지난해 12월 18일 기준 1톤당 5만위안에서 지난달 15일 17만5000위안에 거래됐다. 1년 새 3배 이상이 오른 것이다. 다른 소재들도 갈수록 오르는 가격이 상승하면서 업계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이제라도 핵심 소재 수입 다변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개별 배터리 업체 차원에서도 나서야 겠지만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 중국은 배터리 핵심 소재 원석 매장량이 풍부하기도 하지만 자국내 부족한 소재는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조달한다.
양극재 핵심 소재인 코발트의 경우 현재 중국이 아닌 아프리카 콩고가 전 세계 채굴량의 78%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중국 기업이 콩고 광산을 대거 장악해 콩고에서 채굴된 코발트의 72%를 중국에서 가공하고 있다고 한다.
요소수 사태를 교훈 삼아 핵심 소재 수입 다변화 방안 등 국내 배터리 업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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