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가 내년 서울 도심에서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의 기술 수준은 '레벨4'로 무인차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과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 시범 운영 장소 등을 협의 중이다.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에서 운전자가 없는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레벨4를 거쳐 완전 무인차인 레벨5 기술과 상용화 시점에 따라 자율주행 상업화를 둔 글로벌 기업의 승부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차 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2021.07.14 peoplekim@newspim.com |
◆ 레벨4 전 세계 '로보택시' 상용화..국내 규제 완화 필요
30일 현대차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내년부터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라이드(RoboRide)' 시범 서비스를 펼칠 예정이다.
로보라이드는 한 마디로 로봇이 차를 태워주는 개념으로, 자동차 업계에선 '로보택시Robotaxi)'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로보택시 사업은 전 세계 완성차 회사는 물론 구글, 테슬라 등이 시작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APTIV)의 합작사인 모셔널(Motional)은 그동안 보스턴,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자율주행 시험 주행을 해왔다. 모셔널은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함께 오는 2023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승차 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모셔널의 자율주행 서비스에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2009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든 뒤, 2018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인 웨이모원을 시작했고,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죽스도 지난해 말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과 풀-셀프 드라이빙(FSD) 기술을 활용해 로보택시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로보택시 개발에 성공하리라는 것을 90% 확신한다"며 자신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로보택시 상업화 시범 면허를 받은 바이두는 유료 서비스에 나섰다. 바이두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아폴로는 2023년까지 3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3000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또 제네럴모터스(GM)의 자회사 크루즈는 지난해 로보택시 '오리진'을 발표하는 등 미국과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를 상업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서비스는 미국과 중국이 중심인데, 한국까지 3파전으로 확대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현대차가 갖고 있는 자율주행 데이터가 경쟁사 대비 부족한 만큼, 관련 규제 완화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자율주행차의 사고 시 과실 대상 등 윤리적 문제는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자율주행 레벨 2020.04.17 peoplekim@newspim.com |
◆ 현대차 2년만에 레벨4 기술 확보..레벨5 완전무인차에서 '승부'
현대차그룹이 불과 수년 만에 자율주행차 레벨4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투자의 결실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19년 9월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손잡고 총 20억달러(한화 약 2조3900억원)를 투자했다.
당시 정 회장은 "앱티브사는 안전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앱티브사와 하나하나 함께 만들어 가겠다"면서 "좋은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자동차 회사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안전에 대한 평소 철학을 숨기지 않았다.
'레벨'은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가 2016년부터 분류한 단계로,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의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레벨0에서 레벨5까지 6단계로 나뉘는 데, 레벨0부터 레벨3까지는 운전자가 필요하고, 레벨4부터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레벨5는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은 무인차 기술의 최정점으로, 여기서 글로벌 승부가 갈리게 된다.
레벨4는 시스템이 전체 주행을 수행하는 점이 레벨3와 동일하지만, 위험 상황 발생 시 자동차 스스로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레벨4는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지역에 제한이 있으나, 레벨5는 제약이 없다. 현대차가 내년 서울 도심에서 시범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는 내달 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 전시돼 있다. 다만 내년부터 서울에서 시범 운영할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에는 사람이 탑승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안전 법규상, 시범 주행 시에도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운전자가 탑승할 것"이라며 사고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앞서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는 지난 25일 서울모빌리티쇼 언론 행사에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도로 주행 환경 속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향후 로보라이드, 로보셔틀뿐만 아니라, 물류 이동 효율성을 높이는 로보딜리버리 등의 서비스도 선보여 고객이 일상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통한 이동의 편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에스플렉스센터 광장에서 열린 '자율차 유상운송 선포식'에 참석해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2021.11.29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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