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잇따른 수주 승전고를 울린 현대로템이 내년엔 수소 충전 인프라 사업 확장으로 매출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정부발(發) 수소경제 기본계획 영향으로 수소 충전소 추가 설치가 예상되고 있어 그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 대만과 캐나다 등에서 수주를 따냈다. 대만 카오슝시 도시철도국에서 발주한 카오슝 레드 라인 북부연장선 턴키 사업과 캐나다 에드먼턴 시내와 서부지역을 연결하는 신규 노선에 투입될 트램 납품 계약이 대표적이다.
현대로템 의왕연구소의 수소추출기 공장 내부 [자료=현대로템] |
두 사업 모두 과거 양질의 전동차 사업 수행 실적과 노하우 덕분으로, 해당 지역의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의 이 같은 철도 시장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사업인 수소 사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9년부터 수소에너지 개발팀을 신설해 수소충전 설비 공급 사업과 인프라 구축 관련 기술 도입 등을 추진해왔다. 수소 인프라 사업은 현대로템의 수소 트램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그룹의 수소차·버스 등 주력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특히 수소생산 인프라의 핵심인 '수소추출기(수소리포머)'가 주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추출기는 천연가스에서 고순도의 수소를 뽑아내는 장치인데, 현재 촉매제를 제외하고 부품 국산화를 끝낸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업체 수소추출기 대비 약 15%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진다"며 "국내 수소추출기 경쟁력은 현대로템이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현재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의왕 연구소 내에 지상 1층, 700m2 규모의 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인 수소추출설비 생산을 시작했다. 이곳에선 연 20대의 수소추출기 제작이 가능하다. 20대의 수소추출기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연간 약 4700톤(t)으로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85만여대의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생산된 수소추출기는 각 지역과 공장, 현대차그룹의 이동형 수소충전소인 'H 무빙스테이션'에 납품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초에 인천과 대전에서 각각 2대를 수주했다. 또한 현재 충청북도 충주에 시운전 최종 테스트를 앞둔 수소추출기 1대를 납품했으며, 강원도 삼척에 납품될 준비를 마친 수소추출기 2대가 대기 중이다. 특히 'H 무빙스테이션'은 올해 4분기에 서울시에 2기를 설치·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엔 제주에 1기가 설치될 계획인데, 수소 충전소 구축이 어려운 지역으로 보급이 확대될 예정으로 수소추출기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H무빙스테이션 [사진=현대차] |
아울러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2000기 이상 확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1년여가 걸리는 수소추출기 제작 기간은 빠른 보급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회사의 수소추출기 수주 상황에 따라 향후 생산량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수소경제 실현과 수소사회로의 진입을 선도하기 위한 수소충전소, 수소추출기 등 수소인프라 구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