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대웅제약이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예방 적응증 임상 3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임상 대상자인 백신 미접종자를 모집하기 어려워서다.
대웅제약이 코로나19 예방 적응증에 대한 임상 3상을 포기하면서 경증과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지속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대웅제약은 임상 중에 상품명까지 지었을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업계에선 추후 임상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웅제약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전날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DWJ1248'의 예방 적응증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른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대상자 모집 및 등록의 어려움 등으로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인 DWJ1248를 ▲예방 적응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예방 차원에서 먹는 약) ▲경증 환자 ▲중증 환자 등으로 각각 임상을 설계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개발해왔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선두 그룹에 속해 있는 업체 중 하나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일찌감치 상품명을 코로나19를 막는다는 뜻의 '코비블록(COVIBLOCK)'으로 정했다. 업계에서 임상 중에 상품명까지 짓는 일은 이례적이라 개발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300여명의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은 2b상 탑라인 결과까지 공개됐다. 지난 7월 회사 측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에 대한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에선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대웅제약은 당초 9월말쯤 2b상 종합 결과와 함께 임상 3상 진입 여부 등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당국과 임상 3상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원래는 임상 3상에서 백신 미접종자 경증 환자 수급을 목표로 했다"며 "임상 3상에선 700여명을 모집해야 하는데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미접종자에 한정하면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 어떤 식으로 대상자를 설계해야 할지 다양하게 당국과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은 지난 1월부터 국내에서 집단을 모집하고 있다. 1022명의 환자를 모집이 목표다. 회사 측은 중증 환자의 경우 길리어드사의 주사형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병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개인 편차가 있으나 중증 환자의 경우 임상 참여를 독려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중증 환자 대상 임상 3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는 코로나19 초기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어 추가 확산을 빠르게 막을 수 있고 복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 받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없으며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라게브리오'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