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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체제 향하는 포스코..."지배구조 개편, 주주찬성에 달렸다"

기사등록 : 2021-12-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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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성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 목적...이사회 개최
포스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물적분할' 가능성 커
지분 가치 희석 우려..국민연금, 개인투자자 등 반대 우려도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포스코가 수소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지주사 체제 전환 여부는 주주들 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이를 위해 포스코가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을 택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인적·물적 분할 방식의 2가지 지주사 체제 전환 안건을 상정한다.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 논의는 포스코 창사 53년 만의 첫 시도로, 해당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지주사 체제 전환이 확정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 "저탄소·친환경 시대 도래"...지주사 추진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를 고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탄소중립에 따른 경영 환경 변화가 꼽힌다.

포스코는 그동안 열연·냉연·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철강제품을 생산해 자동차·조선·건설 등 수요산업에 기초 원자재를 공급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철강산업은 오래 전부터 이산화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분류되며 강도 높은 탄소 배출 저감 등을 요구 받았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물론 향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이 기업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면서 포스코 또한 철강업이 아닌 미래 먹거리에 적극 투자·경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포스코는 이 시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포스코의 경영 환경을 재정립하고 각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앞서 관련 공시를 통해 "저탄소·친환경 시대로의 대전환과 기술변화 가속화에 대응해 미래성장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포스코 '물적분할' 방식에 무게

포스코의 기업 분할 방식은 '인적분할' 보다 '물적분할'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분할은 모회사(지주회사)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사업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내가 분할 전 포스코 주식 10%를 가지고 있다면 분할된 기업 또한 10%씩 보유하는 식이다.

반면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비상장 신설 법인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기존 주주들은 그대로 모회사의 지분만 소유하는 방식이다.

만약 포스코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이룬다면 지주사인 '포스코지주'가 그룹 지배 구조 꼭대기에 있고, ▲포스코 철강 사업회사(지분율 100%) ▲포스코케미칼(59.72%) ▲포스코인터네셔널(62.91%) ▲포스코건설(52.80%) ▲포스코에너지(89.02%) 등이 그 아래 위치하게 된다.

포스코의 지주사명은 '포스코홀딩스'가 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해당 이름을 가등기 한 상태며, 사업목적에 '수소 등 가스사업 및 자원개발사업' 등을 추가하며 신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기업들이 최근 물적분할을 통해 기업구조 재편에 나서는 이유는 별도법인을 분할신설하는 것이 외부 투자 유치와 외형 확장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부자금을 유치해도 신설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LG화학은 배터리(전지사업) 부문만 'LG에너지솔루션'으로 따로 빼 물적분할 했고, SK이노베이션도 SK온으로 물적분할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2021.12.10 giveit90@newspim.com

◆ "포스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주주찬성이 관건

다만, 물적분할 방식은 개인투자자들을 비롯한 기존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주총에서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포스코 지분 11.75%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앞서 진행된 LG화학의 물적분할 승인 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 행사를 한 바 있다.

한편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포스코의 지배구조 개편은 기업가치에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변 연구원은 "포스코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었고 포스코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74%"라면서 "포스코 지주회사의 가치는 철강기업으로 평가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포스코 지주회사는 리튬과 니켈, 수소 등 신성장사업을 자체사업으로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에 더해질 신사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포스코 지주회사의 기업 가치에 매우 중요하다"며 비상장인 포스코 영업회사는 IPO를 통한 대규모 투자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점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는 포스코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NAV)대비 할인율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회사 측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iveit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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