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지난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전월 대비로 11월 CPI는 0.8% 상승해 10월 0.9%보다 다소 상승 폭이 줄었다.
앞서 로이터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6.8%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부는 10월과 마찬가지로 11월에도 전방위적인 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거(0.5%)와 중고차 및 트럭(2.5%), 신차 가격(1.1%)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에너지 물가지수도 11월 중 3.5%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압박했다. 이중 휘발유 가격은 6.1% 급등했다. 식품 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0.7% 상승했다.
미국 CPI 전년대비 상승률 추이.[차트=미 노동부]2021.12.10 mj72284@newspim.com |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기준 10월 0.6%에 이어 11월 0.5%를 기록했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9% 상승해 30년간 가장 빠른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에는 가정용 가구(0.8%)와 의류(1.3%), 항공료(4.7%) 가격 상승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자동차 보험(-0.8%)과 여가(-0.2%) 부문의 소비자물가는 11월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파른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
웰스파고의 샘 불라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고 서비스 업종의 물가도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나아지기 전까지 악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조기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우선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확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서 연준은 현재 월 150억 달러인 테이퍼링 규모를 300억 달러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3분기 연준이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