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반도체 수급난이 내년 2월 공개될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가격이 2배 가량 높아지면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가격을 인상한다면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내년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올해보다 약 12% 늘어난 3억200만대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생산계획과 부품 서플라이체인 준비동향을 감안해 추산한 결과"라며 "지난 2년간은 출하량 확대보다 수익성 확보전략을 택했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리띠 졸라매던 삼성…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가 인상 불가피
올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 출하량은 지난해 10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반짝 늘어났지만 그래도 지난해 말 수립한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목표치는 3억700만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를 보름 남긴 시점에서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목표치의 87% 수준인 2억700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떨어졌다. 반면 원가절감 기조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나 늘어났다.
만약 삼성전자가 지금의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내년 2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반도체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대만 미디어텍의 최신 모바일용 AP는 전작보다 가격이 2배 더 비싸졌다. 이밖에 미디어텍의 모뎀칩과 와이파이칩 등 다른 부품가격도 최대 20% 가까이 인상됐다.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자사의 엑시노스다. 하지만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미디어텍마저 가격을 올렸다는 점에서 퀄컴 역시 그 이상의 가격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GSM아레나 등 ICT 전문매체들도 이 때문에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가 전작보다 약 100달러 가량(한화 약 11만8000원)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서운 기세로 앞서나가는 아이폰…가격인상 갤럭시에 '독' 될 수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유출된 갤럭시S22울트라(갤럭시노트22) 렌더링 사진 [자료=폰아레나] 2021.12.14 nanana@newspim.com |
다만 애플이 차기작인 아이폰14 시리즈의 출고가를 동결할 것이라고 알려져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인상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 신작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높여왔지만 올해 아이폰13 시리즈부터 가격을 동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보다 강세를 보이는 중저가 5G 스마트폰 시장도 위험한 상황이다. 애플이 내년 초 5G용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3를 출시할 예정이어서다. 주요 외신들은 투자사 제이피모건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5G용 아이폰SE를 출시하면 10억명이 넘는 중저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만약 증권업계의 추정대로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올해 목표가 '수익성 극대화'가 아닌 '점유율 확대'라면 쉽게 출고가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갤럭시S22 기본모델의 가격인상은 최소화하고 갤럭시S22 울트라 대신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상위모델 갤럭시노트22의 가격인상폭을 높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여기에 출고가가 높은 폴더블폰의 판매 비중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2 울트라(갤럭시노트22)와 폴더블폰의 판매량 증가 및 비중 확대로 평균판매가격 인상효과가 예상된다"며 "내년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은 올해보다 1%p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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