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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예산-민주당 예산' 대결구도 공고...내년 서울시예산 추경 점철 우려

기사등록 : 2021-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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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약 44조원에 이르는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심의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오세훈 예산'과 '더불어민주당 예산'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대결이 첨예해질 전망이다.

양측의 시각차가 너무 큰데다 입장도 강경한 만큼 예산안 처리는 '시계제로' 상태다. 헌정사상 가장 치열한 '예산 전쟁'이 벌어질 모양새다. 파행적인 예산 편성에 따라 내년 서울시 예산은 재난지원금 편성을 이유로 4차까지 이어졌던 올해 정부의 예산 추가경정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6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온라인 화상회의로 시의회의 '2022년 서울시 예산안' 심사가 재개됐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별 예산 편성을 놓고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 서울시의회의 대립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했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서울 교통방송 관련 출연금을 대폭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는 이같은 예산을 모두 복구하고 오히려 증액했으며 대신 오세훈 시장이 올해 보궐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사업 관련 예산을 사실상 모두 삭감하는 것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CES 2022 서울관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kimkim@newspim.com

먼저 오세훈 시장은 주거복지·청년·노동·사회주택·태양광·주민자치·도시재생 분야에서 박 전시장이 시민단체에 민간위탁 방식으로 넘긴 사업에 대해 손을 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올해 1788억원에서 46.5% 삭감된 832억원으로 편성했다. 김어준 편파방송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교통방송(TBS) 출연금도 123억원을 깎았다. 박원순 시장과 민주당이 추진한 사업분야에서 1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오세훈 사업에 대한 전액 예산 삭감으로 응수했다. 지난달 열린 시의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는 오 시장의 공약사업인 ▲서울형헬스케어 시스템 구축(60억8000만원) ▲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비(32억원) ▲안심소득 시범사업(74억원) ▲서울런(168억원) ▲뷰티도시사업(43억원) ▲메타버스 서울 추진 사업(30억원) 등의 예산을 모두 전액 삭감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서울시가 감액한 박 시장 사업에 대해서는 올해 수준 이상으로 예산을 증액했다. 시가 28억원을 배정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운영 예산은 40억원으로 늘렸으며 자치구 마을생태계 조성사업도 68억원 증액한 예산을 새로 편성했다. 아울러 TBS에 대해서는 출연금 규모를 올해수준으로 복원하고 오히려 13억원 증액된 389억원을 가결했다. 다만 시의회는 예산편성 권한이 없는 만큼 실제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 측도 반격에 나섰다. 시는 최근 감사담당관 소관으로 '마을공동체사업 및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며 공공감사담당관실은 '서울시사회투자기금 관리운영실태', 안전감사담당관실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실태'를 감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은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물론 오 시장에 의해 졸지에 '혈세 먹는 하마'가 돼버린 민간단체를 비롯해 여당 국회의원들도 오세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이해식·김원이 의원은 국회에서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고 오 시장의 시민단체 사업 축소가 을 강하게 성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여당 의원들은 오 시장의 시민단체 지원 축소가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오세훈 서울시와 민주당 서울시의회의 강대강 대치 국면은 파행적인 서울시 예산 편성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양측 모두 대선과 지방산거를 앞두고 있어 여론 몰이와 기선제압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새 시장이 당도 다른 옛 시장의 정책을 일정부분 폐기하고 자신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데도 시의회가 '전 시장 지우기'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옛 시장의 정책만 받으라고 강요하는 판국"이라며 "결국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 서울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처음 출마한 박원순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설겆이'라는 표현을 쓰며 뉴타운, 한강르네상스를 비롯한 이명박-오세훈 전시장의 사업에 대해 반대한 바 있다.

내년 서울시 예산은 추경으로 점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강경한 만큼 일단 예산은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이 예산은 그대로 운용될 것이지만 만약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시의회 구도도 바뀐다면 아마 추경예산을 계속 펴내면서 오 시장의 의지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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