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10년 민선 5기를 시작으로 3연임에 성공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복지'와 '지방자치'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100가정 보듬기 사업' 등 서대문구만의 자생적인 복지제도는 8년 연속 '복지행정상'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9개의 대학이 밀집한 '젊은' 서대문구만의 미래비전도 순조롭다. 신촌을 창업밸리로 육성해 미래성장 원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프로젝트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3선 임기 끝이 아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는 그는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10여 년간 서대문구를 변화를 이끈 문 구청장을 만나 3선 임기동안의 주요 성과 등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100가정 보듬기 사업' 등 자생적 복지제도 완성
문 구청장은 복지와 지방분권 전문가다. 명성에 걸맞게 서대문구는 서울시에서 가장 자생적이고 주민주도적인 복지 시스템을 갖춘 자치구로 평가받는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14일 오후 구청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2.14 pangbin@newspim.com |
문 구청장은 "2015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나 긴급복지지원법 등 법안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 느끼는 사각지대는 적지 않다. 복지는 포퓰리즘 논란이나 진영논리를 떠나 지자체가 주민들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그의 의지를 현실로 구현했다. 이 사업은 소득은 없지만 제도적 미비로 정부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와 후원자간 1:1 결연을 맺어 후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해 1월 1호 결연가정이 탄생한 이후 지난 12일까지 734호 가정이 결연을 맺었으며 누적 지원금액은 40억원에 달한다. 지원을 받았던 가정이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후원자로 변신, 과거 자신처럼 어려운 생활고를 겪는 사람을 돕는 사례도 나왔다. 시작은 자치구였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연에 나서는 자생적 복지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는 보건복지부 복지행정상이 제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상을 했다. 이는 전국 최초로 서대문구만의 자생적 복지제도가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라고 자부했다.
◆ 신촌창업밸리 추진, 미래성장동력 확보
서대문구는 9개 대학교가 위치한 '젊은' 자치구다. 대표적인 대학가인 신촌은 학생 밀집지역이라는 특성상 1인 가구 비중이 70%를 넘는다.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된 1인 가구 대책과 청년취업 등에 대해 문 구청장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그가 추진 중인 해법은 신촌 '창업밸리'다.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시재생, 창업센터, 문화발전소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신촌을 무대로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벤처지구 조성에 집중하는 중이다.
특히 신촌창업밸리는 청년들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주택공급정책과 연동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문 구청정은 "올해 '신촌 스타트업 맞춤형 청년주택' 설립을 위한 착공을 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과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창업시설에 입주한 청년 등에게 입주 기회를 줄 예정"이라며 "신촌역사와 인접한 신촌동주민센터와 공영주차장 부지에도 SH공사와 협력해 2023년을 준공을 목표로'신촌동복합청사 청년주택'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22일에는 연세대 캠퍼스타운 창업거점공간인 '에스큐브'를 정식 개관하기도 했다. 창업공간과 인프라 뿐 아니라 청년들이 성공에 전념할 수 있는 주거환경까지 지원하는 것이 서대문만의 청년창업지원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14일 오후 구청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2.14 pangbin@newspim.com |
한편 코로나19로 물총축제 등 다양한 신촌만의 거리축제가 중단된 것에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신촌이 빠른 시일내에 서대문구를 상징하는 청년문화공간으로 다시 발돋움하기를 희망했다.
◆ 홍제동 지하개발 아쉬워, 주민친화적으로 추진
문 구청장의 3선 임기동안 서대문구는 괄목할만한 변화를 겪었다. 아쉬운 점을 없을까. 그는 망설임없이 홍제동 지하개발 프로젝트 무산을 꼽았다.
이 프로젝트는 상습혼잡 구역인 홍제동에서 지하철역까지 연결되는 지하공간을 만들어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도서관 등 각종 문화시설을 설치, 시민편의를 확장시킨다는 목표였다.
아쉽게도 개발소식이 전해진 후 토지가격이 높아지면서 개발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세번째 임기에서야 지하개발을 시작해 시기적으로도 늦은감이 없지 않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3연임에 성공한 그는 3선 연임 제한으로 인해 내년 선거에는 출마가 불가능하다. 서대문구청장으로서의 12년의 여정이 일단은 멈추는 셈이다.
문 구청장은 "세부적인 개발계획까지 다 마련했지만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하개발은 아무래도 다음 구청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금을 통해 개발자금을 500억원까지 확보해둘 계획이다. 주민들을 위해서는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꼭 마무리를 해줬으면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 오세훈 협치에 쓴소리, 코로나 대응에 집중해야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중단으로 이어진 코로나 확산세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주민들의 고통은 이해하지만 코로나와의 공존이 불가피해진만큼 위중증 환자를 줄이고 고령층의 치명률을 감소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14일 오후 구청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2.14 pangbin@newspim.com |
무엇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래세대 부담을 논하기에는 골목상권이 겪는 어려움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정부와 지차체, 자치구 모두가 지원책 마련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대응과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협치보다는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문 구청장은 "코로나 대응이 정부 방침에 맞춰서 유기적으로 흘러가야 하는건 맞지만 서울시만의 독자적인 대응이 너무 부족하다"며 "서울시와 자치구는 결국 하나다.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석진 구청장 프로필
▲1955년생(전라도 장흥) ▲연세대 경영학과 ▲서울시의원 ▲39~41대 서대문구청장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