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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역사왜곡 논란에도 "폐지없다" 버티기…디즈니+ 불매 번질까

기사등록 : 2021-12-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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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방영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설강화'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방송 이후 왜곡 우려가 잦아들기는 커녕 시청자들의 더 커다란 비판에 직면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다시 제기되고 각종 제작지원 철회,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받았다.

◆ 청와대 '방영중지' 청원에 가처분신청까지…'사면초가' 설강화

지난 18일 첫 방송된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과 그를 치료해준 여대생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는 기획 의도로 출발했다. 방영 전부터 민주화 운동 폄훼, 간첩 및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미화 논란이 있었으나 제작진은 "민주화 운동 폄훼 드라마 아니다" "방송을 보고 판단해달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1, 2화에서는 간첩인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한 여대생이 기숙사에 숨겨주는 내용이 방송되며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JTBC 홈페이지]2021.12.17 jyyang@newspim.com

방송 직후 드라마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방송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드라마 광고 협찬에 참여한 기업에 민원을 넣어 줄줄이 지원을 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청와대 청원은 이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설상가상으로 '설강화'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대상이 됐다.

21일 방송가에 따르면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이 단체는 홍콩과 대만, 벨라루스, 미얀마 등 세계 각지의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JTBC 설강화] 2021.12.21 jyyang@newspim.com

이설아 공동대표는 입장문에서 "국가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드라마가 버젓이 방영되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수출까지 되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면서 안기부 미화 소지가 있는 장면, 간첩이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 등을 두루 지적했다. 해당 단체는 "'설강화'가 파급력이 큰 채널을 통해 송신된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을 겪지 못한 세대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준다"며 "법원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희생당한 시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를 할 수 없게끔 중단시키길 희망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 "폐지없다" 버티는 JTBC…디즈니+ 불매운동으로 번질까

방영 후 더욱 번지는 논란에도 JTBC가 3일 만에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방송 중단이나 폐지는 없음을 밝혔다. 이날 JTBC는 "드라마 내용상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은 존재하지 않고, 앞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며 방송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에 해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의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드라마 방영시 실시간 대화창과 시청자 게시판을 닫아두었던 것에 대한 피드백도 전했다. 이들은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콘텐츠 창작의 자유와 제작 독립성"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설강화'는 지난 18일 방송된 이후 3일 만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5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된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트위터 캡처] 2021.12.21 jyyang@newspim.com

그럼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설강화'에서 여러 업체가 광고, 협찬을 중단했지만 이 드라마를 송출하는 디즈니+가 아직 버티고 있기 때문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미 디즈니+를 향한 시청자들의 행동도 시작됐다. 다수의 디즈니+ 이용자들은 "고객센터를 통해 '설강화' 송출 중단, 플랫폼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하겠다" "역사 왜곡 소지가 있는 드라마를 해외에 송출하는 디즈니+의 책임이 크다"면서 불매 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설강화'가 '조선구마사'의 전철을 따르게 될지는 디즈니+의 입장과 JTBC가 얼마나 버티느냐에 달린 모양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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