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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연초 기세등등하던 2차전지가 추풍낙엽이다. LG화학에서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불거진 수급 불확실성,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약세가 급락 배경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LG엔솔의 상장 이후 2차전지 업체들의 재평가 기대감은 남아 있다. 다만 LG엔솔 모회사인 LG화학의 경우 2차전지 펀드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타격으로 주가 조정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LG화학 주가 추이 [캡쳐=키움증권 HTS] 2021.12.21 lovus23@newspim.com |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이날 장중 63만6000원까지 하락,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4일 105만원대비 39% 가량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흐름도 비슷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장 초반 21만4000원까지 하락, 전고점(2월 3일 32만7500원) 대비 34% 내렸다. 삼성SDI는 62만8000원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전고점(8월 13일 82만8000원)과 비교해 24% 하락한 수준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빅3 모두 내년 전기차 시장 확대 전망에도 약세를 보이는 건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한달 여 앞두고 수급 불안정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60조1380억~70조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에서 오르지 않더라도 이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위인 네이버와 맞먹는 규모다.
테슬라, 리비안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점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테슬라는 전날 3.5% 내린 899.94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8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전기트럭 제조업체인 리비안도 7.9% 떨어지며 80달러대로 밀려났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차익실현 움직임에 따른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기업들 펀더멘탈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현 주가는 2025년까지 목표하고 있는 증설에 따른 실적 기대감을 이미 반영해 놓은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시장 수급은 많이 오른 2차전지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저평가된 곳으로 투자하려는 모습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다만 LG엔솔의 상장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는 종목별 흐름이 차별화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2차전지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LG엔솔을 통해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배터리 사업부를 떼낸 LG화학은 투심이 개선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란 전망이다.
익명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고, 완성차 업체들의 내재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을 시장이 인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LG엔솔과 같이 규모가 전례없이 시총이 크고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회사가 상장함으로써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겐 오히려 재평가 받는 기회가 될 것"라고 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퓨어한 2차전지 기업이 상장하면서 대장주 역할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부를 분리시킨 LG화학의 경우 2차전지 관련 펀드들이 리밸런싱에 나서면서 매도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선 LG엔솔이 LG화학을 전량 대체하거나, 두 종목을 공동 보유하는 경우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이 배터리 제조 사업부문을 때어내면서 소재사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펀드들이 LG화학을 담았던 이유가 배터리 제조사업 때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LG엔솔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수급에 안좋은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일 LG화학과 LG엔솔을 전량 교체할 경우 LG화학에 대한 매도 압력과 LG엔솔에 대한 매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만일 공동보유가 가능하다면 리밸런싱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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