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 숫자가 최근 1년 새 배(倍)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파악된 여성 사외이사는 67명으로 작년 대비 90% 넘게 증가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10% 벽을 돌파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이상 활약하는 기업도 절반을 넘어서며 올 한해 여성 사외이사 돌풍이 거세게 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021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8명이다. 이 중 여성은 67명으로, 작년 35명보다 91.4%(32명) 늘었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도 작년 7.9%에서 올해 15%로 1년 새 10% 벽을 넘어섰다.
이같은 배경에는 다수 기업들이 임기만료 등으로 물러난 사외이사 후임으로 여성을 다수 전진 배치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448명 중 119명은 올해 처음으로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119명 중 42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중 35.3%가 여성으로 교체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 사외이사를 배출한 기업 숫자도 덩달아 급증했다. 올해 100대 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한 명 이상 배출한 기업은 60곳으로 작년(30곳) 보다 두 배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 증가는 내년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큰 영향을 끼쳤다.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원이 넘는 대기업은 의무적으로 이사회 구성 시 어느 한쪽 성(性)으로만 채우지 못하도록 제도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100대 기업에서 올 3분기 기준 사내이사(324명)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 멤버는 모두 772명이다. 이중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는 여성은 사외이사 숫자보다 4명 더 많은 71명에 그쳤다.
올해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이사회 인원 중 여성 비율은 9.2%로, 세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소속된 기업의 전체 이사 중 여성 비율은 올해 처음 30%를 넘어섰다. 작년 기준 영국, 프랑스, 독일의 상장기업 이사회 내 여성 이사의 비율도 각각 34.3%, 43.3%, 25.2%로 우리나라 기업보다 높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최근 ESG경영 열풍과 내년 법 개정 시행 등을 앞두고 국내 재계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려는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전문성과 경험을 여성 사외이사 인재후보군이 매우 적어 기업에서 마땅한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더 많은 우수한 여성 사외이사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다양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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