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해 미국 초고가 주택 판매가 급증했다.
델타와 오미크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변이가 꼬리를 물면서 실물경기를 압박했지만 5000만달러를 웃도는 럭셔리 주택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연초부터 시장 금리가 크게 들썩거렸고,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지만 주택 매입 열기는 꺾이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 향방에 대해서도 강세론을 펼치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이 확실시되지만 바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주택 감정 평가사 밀러 새뮤얼에 따르면 연초 이후 5000만달러를 웃도는 초고가 주택 거래가 4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35% 급증한 수치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준의 매파 정책 기대감에도 시장금리 상승이 제한됐고, S&P500 지수가 올들어 25%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에도 훈풍을 확산시켰다. 여기에 팬데믹 사태 이후 주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도 초고가 주택 거래를 부추겼다.
판매 문구가 붙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주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밀러 새뮤얼의 조나단 밀러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올해 초고가 주택 매매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활발했다"며 "저금리 여건이 지속된 데다 주식을 포함한 자산 가격 상승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미국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한 목소리를 낸다.
플로리다 소재 부동산 중개 업체인 스피어스 그룹의 조나단 스피어스 대표는 미국 금융 전문지 뱅크레이트와 인터뷰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내년 강한 집값 상승이 펼쳐질 것"이라며 "주택 재고 물량이 바닥권에 머물고 있어 내년 두 자릿수의 상승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책 모기지 기관 패니 메이와 전미부동산중개업자협회(NAR)는 내년 미국 집값 상승이 각각 7.4%와 2.8%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15% 내외의 상승을 점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표정이다.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함께 예고한대로 내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우호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너스톤 홈 렌딩의 안드리나 발데스 최고운영책임자는 "시장 금리가 내년 상승 흐름을 탈 여지가 높지만 역사적으로 바닥권에 머물 것"이라며 "2022년 미 주택시장은 매도자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사태의 수혜 지역으로 부상하며 올해 가파른 가격 상승을 나타낸 일부 시장이 내년 주춤할 수 있지만 약세장이 실수요자들에게 커다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리얼터닷컴의 다니엘 헤일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주요 지역의 주택 매도 호가가 하락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도 내년 부동산 시장을 낙관했다. 대도시 주택 가격은 물론이고 오피스 빌딩과 산업용 부동산까지 상승 기류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메타버스 부동산 거래가 내년 더욱 활황을 연출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지털 세계에서 부동산 매매와 개발, 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