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벤처기업 고용규모가 4대 그룹을 합한 규모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우리나라 1위인 삼성 다음 수준이다. 연구·개발(R&D) 비율 역시 대기업보다 두배 이상이나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 말 기준 3만9101개(예비 벤처, 휴·폐업 제외) 벤처기업의 경영성과, 고용, R&D 투자 현황, 산업재산권 등을 분석한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벤처기업과 4대그룹 간 고용규모 비교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1.12.26 biggerthanseoul@newspim.com |
고용면에서 벤처기업의 총 종사자 수는 81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대그룹 고용 69만8000여명보다도 11만9000여명이 더 많은 규모다. 실제로 4대 그룹 고용규모를 보면, 삼성 26만2000명, 현대차 16만8000명, LG 15만4000명, SK 11만5000명 규모다.
코로나19 시대 속에서도 벤처기업은 지난해 1년간 700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기업당 평균 고용은 20.9명으로 전년 22.2명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평균 고용인원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신규로 벤처확인을 받은 기업(9335개사) 중 일반적으로 고용이 적은 창업초기 기업 비율이 50.2%로 높기 때문이다. 벤처확인이 만료된 기업 중(6737개사) 업력 3년 초과 기업 비율(63.1%)이 높은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중기부는 추정했다.
연구개발서비스 및 기타서비스·도소매가 10.3% 증가했으며, 특히 온라인플랫폼이 속한 도소매업의 평균고용이 35.9% 늘었다. 반면 음식료·섬유·비금속·기타제조가 17.8%, 통신기기·방송기기가 14.2%씩 감소했다.
매출을 보면, 지난해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약 206조9000여억원으로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삼성 다음인 2위로 나타났다. 4대 그룹 매출은 삼성 265조원, 현대차 175조원 SK 140조원, LG 123조원 순이다.
지난해 벤처기업의 평균매출액은 전년 대비 0.1% 줄었으나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9% 감소했고 대기업 평균매출액이 10.5%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벤처기업 평균매출액은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벤처기업 당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9.2%, 237.5%씩 상승해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기업과 4대그룹 간 매출규모 비교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1.12.26 biggerthanseoul@newspim.com |
지난해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4%로 나타났다. 대기업 1.8% 대비 2.4배 높고, 중소기업의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 0.8%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타 기업군에 비해 기술개발을 통한 혁신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SW)개발·정보기술(IT)기반서비스 분야 8.2%, 의료·제약 분야 8.1% 등을 보이며 이들 분야가 타 업종 대비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 경영진 현황을 보면, 지난해 벤처기업은 창업자의 61.6%, 대표이사의 55.8%가 공학(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 중심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경영·경제학 14.9%, 자연과학 12.8%, 인문사회학 7.4% 순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지분구조는 창업자의 지분이 68.3%로 가장 많고, 임직원 14.3%, 가족 9.6%, 투자자 7.8%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창업자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의료·제약분야는 외부 투자자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은 '자금조달·운용 등 자금관리 애로'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국내 판로개척',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순이었다. 벤처기업의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직종(1+2순위 기준)은 연구개발이 71.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생산·품질(51.3%), 홍보·마케팅·영업(41.2%), 전략·기획(22.5%) 등의 순이었다. 벤처기업의 인력확보 애로 직급은 대리급이 75.1%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중간 관리자급(58.7%), 사원급(52.8%) 순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을 부여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1.2%, 현재 스톡옵션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5.9%, 향후 활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14.6%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에서 스톡옵션을 활용중인 기업과 활용계획이 있는 기업이 각각 2.4%였던 것에 비해 각각 2.5배, 6.1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벤처기업의 인력 확보 애로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며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벤처투자 제도 정비, 복수의결권 도입, 스톡옵션 활성화 등을 위한 법령 개정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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