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중공업이 이르면 내년 2월 채권단 관리에서 조기졸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내년 2월 예정된 유상증자에서 자금조달에 성공할 겨우 차입금 대부분을 해소할 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개선을 마무리하고 수소터빈, 풍력발전 등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29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전날 결정했다. 내년 2월 청약일정을 시작해 납입기일은 18일이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5000억원 중 70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자금 모집이 예상대로 원활히 진행되면 두산중공업의 남은 차입금이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며 재무구조개선계획이행 약정서를 체결한 바 있다. 약정기간은 3년으로 알려져 있다. 약정에 따르면 두산중공업과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으로 3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 국책은행에 채무를 상환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자구안 이행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를 비롯한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 모트롤사업부(4530억원) ▲클럽모우CC(185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을 매각했다. 보유자산 매각 규모만 3조원에 이른다.
자산 매각으로 채무를 상환한 두산중공업의 남은 차입금은 지난 3분기말 기준 9470억원이다. 내년 유상증자로 계획한 7000억원의 자금을 모두 상환하면 남은 차입금은 2000억원대로 줄어든다.
약정을 체결한 지 2년도 채 지나기 전에 차입금 대부분을 해소하며 채권단 체제 조기졸업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6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두산그룹이 내년 중 긴급자금을 전부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입금이 대부분 해소된 두산중공업은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지난해 말 실시한 유상증자의 경우 조달한 자금 1조2000억원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조달 예정인 1조5000억원 중 남은 8000억원을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사업별로 보면 ▲수소터빈 개발에 3200억원 ▲차세대 풍력 모델 개발에 2000억원 ▲소형원전(SMR) 기술개발에 1450억원 ▲연료전지 사업에 730억원 ▲기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700억원을 투입한다.
두산중공업은 복합화력 핵심설비인 가스터빈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실제 발전소에 투입해 실증을 거친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5.5MW 풍력발전 모델 외 8MW 국산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추후 부유식 해상풍력에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SMR 분야에서도 선제적인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자회사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연료전지 경쟁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21일 자회사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넘기며 잠재적인 리스크도 해소한 상태다. 두산건설 매각은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4%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두산중공업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는 아니지만, 그동안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두산건설을 계열 분리하며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최종 조달금액은 내년 2월 확정될 예정으로, 유상증자는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구조개선과 차입금 상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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