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성룡 기자 = 정부가 낙농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낙농진흥회 개편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현재의 생산비 연동제를 대체하는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하고 불합리한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는 내용할 방침이다.
◆ 흰우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소비자가격 인하 유도
낙농산업은 지난해 기준 자급률 48.1%, 생산량은 2089톤으로 지속 위축됐으며 현재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음용유의 소비 감소 가공 유제품 소비 증가에도 국내 생산은 비싼 음용유 중심, 늘어나는 유제품 시장의 대부분을 수입이 차지하고 있다. 유제품 수입은 2001년 65만톤에서 지난해 243만톤으로 증가했다. 연간 음용유 소비량이 175만톤이고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국내 생산 하락은 불가피한 전망이다.
20년간 우유 생산 및 소비의 변화 [자료=농림축산식품부] 021.12.30 dragon@newspim.com |
농식품부는 낙농산업 위축의 근본 원인으로 불합리한 낙농제도에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낙농농가는 쿼터제로 222만톤 생산을 보장받고 정부의 연 336억원 직접가격보조와 생산비 연동제로 리터당 평균 1100원의 가격을 보장 바아 205만톤 내외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가격이 리터당 400~500원인 상황에서 유업체는 국내산 구매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구분하고 음용유는 현재 수준의 가격에, 가공유는 더 싼 가격에 유업체가 구매하도록 하되 농가의 소득 감소를 막아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총 구매량은 205만톤에서 222만톤으로 확대하는 제도다.
농식품부는 낙농가의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조사료 수입 쿼터 확대, 농가사료구매자금 확대, 시설현대화지원 확대, 낙농가의 분뇨처리지원 확대 등도 함께 추진하고 유업체가 국산 가공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R&D 지원도 확대한다.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품질 좋은 국산 원유를 사용한 신선하고 안전한 유가공품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생산비 절감을 통해 소비자가 보다 저렴한 국내산 유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원유가격 변화 추이 [자료=농림축산식품부] 021.12.30 dragon@newspim.com |
◆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기득권 지키기' 손질
농식품부는 지난 1년간 낙농진흥회의 제도개선 논의 이후 지난 8월부터 5차례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낙농산업 제도개선 방안 마련했다.
쿼터제를 관리하고 원유구입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는 생산자대표가 반대할 경우 이사회를 개최조차 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다. 현재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으로 개의가 가능하지만 이사 15명 중 생산자측이 7명으로 생산자측이 반대하면 불가능한 상태다.
농식품부는 현 제도하에서 국내외 가격차는 지속 증가, 유업체의 국산원유 구매여력은 지속 감소, 자급률은 지속 하락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학계, 정부,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 중립적인 인사를 추가하고 민주적 원리에 적합하도록 이사회를 개편할 방침이다.
생산량 및 농가속득 변화 추이 전망 [자료=농림축산식품부] 021.12.30 dragon@newspim.com |
특히 이사회 개의는 자유롭게 해 충분히 논의하게 하고 의결은 재적 과반수로 강화하도록 이사회 구성을 15명에서 23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낙농산업발전위원회에서 농식품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 생산자 대표를 제외한 소비자·학계·유업계는 동의하고 있다. 유업계는 정부방향에 동의, 세부내용은 지속협의를 요청했다. 생산자 대표는 생산량 증가롤 인한 농가 어려움과 농가소득 감소 등을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발표한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과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 관련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세부협의를 생산자단체 및 유업체 등과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권역별 낙농농가 현장 설명회, 소비자 및 유업계 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유제품의 유통구조 개선과 관련해 내년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이해관계자 논의를 통해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한다.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낙농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낙농산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며 "낙농가와 유업체 모두 당장 눈 앞의 이익만을 보지 말고 20~30년 후 우리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낙농산업 생태계를 충분히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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