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가 새해에도 조(兆) 단위 투자를 이어간다. 오는 27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 10조원을 확보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향후 10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서기 위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0년 304억 달러에서 2025년 1507억 달러, 2030년 3047억 달러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IPO를 통해 약 10조원을 확보해 이중 9조원을 국내 생산 기지인 오창 공장의 시설 자금, 북미·유럽·중국 배터리 공장 증설, 리튬이온전지·차세대전지 등의 연구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미국에 5조 6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2025년까지 이 지역에 16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내 GM과 합작공장인 오하이오·테네시주의 35GWh 규모 공장 2개소와 미국 3대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40GWh 규모의 합작공장 설립 확정, 미시간주 5GWh의 자체 배터리 생산공장에 더해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독자적으로 70GWh 생산규모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에 3조원을 투자해 세 번째 합작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유럽과 중국에도 2024년까지 각각 1조 4000억원, 1조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간 155GWh에서 2025년 43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는 배터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국 CATL과의 선두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SNE리서치가 분석한 지난해 1~11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의 배터리 점유율을 보면 1위인 CATL(29.0%)과 2위인 LG에너지솔루션(22.2%)의 점유율 격차는 6.8%다. 지난해 CATL 19.0%, LG에너지솔루션 25.7%로 6.7% 앞섰던 것과 대조된다.
빠른 속도로 추격중인 SK온도 연초부터 대규모 투자 소식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지난해 미국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설립에 이어 유럽 내 배터리 공급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온과 포드이 현재 유럽내 합작법인 부지 선정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곧 관련 내용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포드 픽업전기트럭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될 SK온 NCM9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2022.01.02 yunyun@newspim.com |
SK온은 포드와 '블루오벌SK' 미국 내에서 2027년까지 89억달러를 공동 투자해 미국에 129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바 있다.
SK온은 글로벌 투자 자금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통해 3조~5조원대의 실탄도 충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미국·중국·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난해 말 기준 40GWh에서 올해 말 80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올해 행보도 주목된다. 삼성SDI는 세계 4위 완성차업체와 손을 잡고 23GWh 규모의 합작공장 설립을 확정하며 미국 진출에 나섰다. 생산능력은 60GWh로 늘어난다. 삼성SDI는 또 최근 업계 최초로 배터리 브랜드인 'PRiMX(프라이맥스)'를 출시한 바 있다. 프라이맥스는 '최고 품질의 배터리로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뜻이다.
나아가 올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경쟁사들과 보폭을 맞춰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 '진정한 1등'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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