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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단건배달·가격차별′에 불만 커지는 업계, 위반 가능성은 '글쎄'

기사등록 : 2022-01-0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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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션으로 기사 확보…영세한 대행사 속수무책
비용 늘어나는 식당·소비자도 피해…"시장은 혼란"
원가 대비 인상분 등 문제 있는지는 따져봐야
"쿠팡이츠 성장성에 예측 미흡" 공정위 지적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배달시장에서 점유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쿠팡이츠에 대한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쿠팡이츠가 연초부터 배달비 프로모션 종료를 알리고 본격적인 수익 확대에 나서자 시장 지배력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쟁법 위반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판단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보상 늘려 배달기사 이동, 식당도 수수료 부담 ↑…"점유율 앞세워 시장지배력 남용"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부 배달대행 업체들은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의 단건배달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건배달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라고 보는 근거는 복합적이다. 우선 높은 배달 수수료 프로모션으로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기사를 빼앗기고 있다는 점에서다. 배달 수요가 많은 강남이나 눈·비가 오는 악천후에는 배달 수수료가 2만원 수준까지 오르면서 배달기사들이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상황이다.

업계 내 배달기사 부족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일반배달보다 속도가 빠른 단건배달의 인기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배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며 음식배달 시간이 길어지자 단건배달의 선호도는 더 높아졌다. 한 번에 여러 건의 주문을 수행하는 일반배달보다 더 많은 기사들이 필요해졌다. 배달기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기사의 몸값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적자를 감수하고 높은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는 대형사와 달리 바로고, 부릉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배달대행업체들은 쿠팡이츠, 배민만큼 부담을 감수하기 어렵다. 알려진 배달대행업체들보다 영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한 공정거래법 제5조 1항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기사 확보를 위한 쿠팡이츠와 배민의 각종 프로모션이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금지한 '정상적 관행 대비 과도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면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에 필수적인 인력을 채용하는 행위'에도 해당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단건배달로 인해 식당과 소비자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식당이 지불하는 단건배달 수수료는 프로모션을 제외하면 일반배달의 1.5~2배 수준이다. 여기에 쿠팡이츠는 2년여 간 유지했던 배달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의 프로모션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당장 내달부터 부담이 더욱 커진다. 기존 대비 수수료를 낮췄다는 게 회사 설명이지만 점주들은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배달비 인상을 견디지 못하는 식당들은 결국 가격에 비용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단건배달로 인한 배달비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되는 셈이다. 배달비 일부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배달팁'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와 경쟁하는 배당대행업체들은 쿠팡이츠와 배민에게 배달기사를 뺏기고 있고, 배달기사들 역시 AI(인공지능) 기반 주문 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두 회사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인 결과 해당 회사는 물론 자영업자, 배달대행사, 라이더,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어 시장을 교란하고 혼란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 노조가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본배달료 인상, 오토바이수당 및 픽업거리 할증 도입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치고 오토바이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1.12.23 pangbin@newspim.com

◆ 원가 대비 인상분 등 구체적 숫자 필요…"5% 미만 쿠팡이츠, 공정위 판단도 짚어봐야" 지적도

실제 쿠팡이츠는 배달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린 뒤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인 배달의민족보다 낮은 수수료로 입점 식당을 늘리는 동시에 증가한 수요에 맞춰 배달기사를 확보하기 위한 높은 보상을 지급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한 결과 2020년 5% 미만에 불과했던 쿠팡이츠 점유율은 최근 30%까지 올라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수수료 개편을 진행한 데 대한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쿠팡이츠가 시작한 단건배달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배달기사에 대한 프로모션이나 음식점 수수료 책정이 부당한지를 판단하려면 실제 수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현 상황에서 시장지배력 남용(시지남용)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을 심사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츠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숙고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경쟁법 전문가는 "시장지배력 남용은 단순히 가격을 올리거나 경쟁자에 피해가 생겼다고 문제 삼을 수는 없고 현저한 피해가 있는지 등을 놓고 원가 대비 얼만큼 가격을 올렸는지, 공급원가보다 현저하게 높였는지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구체적인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쟁법 전문가는 "경쟁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며 "다만 배민과 요기요 기업결합 당시 회사는 쿠팡이츠의 단건배달을 이유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공정위가 이러한 부분을 세심하게 살폈는지 등은 되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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