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미국발 조기 금리 인상 우려에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등이 겹치며 국내 증시가 새해부터 휘청이고 있다. 특히 기대수익률 감소에 초대형 IPO(기업공개) 등이 겹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이 바짝 마르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개미들이 떠나면서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4거래일(3~6일) 간 –1.91%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5.26% 빠지면서 천스닥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주요 종목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거래대금도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연초 나흘 간 180조원을 오가던 거래대금은 올해 93조원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급감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규모는 각각 134조원, 137조원 규모였지만, 올해는 각각 62조원, 66조원 수준으로 위축됐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한때 매매 비중의 70%를 상회하던 개인 매매 비중은 54%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대비 기대 수익이 줄어든 데다 국내 증시의 모멘텀 약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은 모멘텀이 상승하면 다른 주체보다 매매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모멘텀이 부재한 게 가장 큰 원인이고, 과거보다 주가 수준이 높은 상황이기에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구간이라는 점 등이 함께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올해 주요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국내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감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브라질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엔 높은 12개월 선행 EPS 증감률 기대됐던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라며 "펀더멘탈 측면에서도 지난해와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전례 없던 IPO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임박이 개인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희망가 밴드 상단 기준 예상 공모규모는 12조75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공모규모인 삼성생명(4조80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또 상장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가총액은 100조 원대까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2위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매매가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기존 종목에서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앞둔 시점에서 기존 종목에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첫날 시총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비중만큼 다른 종목의 비중이 감소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고, 이는 국내증시에 신규 진입하고자 하는 유인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집 떠난 개미들의 투심을 잡기 위해선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실정이다. 성장주보다는 대형 경기민감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확산 우려와 연초 금융투자계 수급 부담이 해소된 후 남을 것은 긍정적 경기 전망과 금리 상승"이라며 "할인율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초 주식시장은 성장주보다 대형 경기민감주(반도체·자동차 등)에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로선 공급망 차질 개선이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이라며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국내 증시에서 시총 비중이 큰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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