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증권·금융

[단독] DB손보, 상표권 사용료 지급 고수...금감원 '소명' 요구

기사등록 : 2022-01-10 13:2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금감원, 지난 7일 상표권 갱신 계약 관련 소명 요구
"고객재산으로 이뤄진 보험자산 합리적 사용해야"
DB "브랜드 사용요율 다른 그룹에 비해 오히려 낮아"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DB손해보험이 지주사에 상표권 사용료를 3년간 770억원 지급하기로 약정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DB손보에 치우친 사용료 산정방식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지만 개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고객 보험료로 지주사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해보험검사국은 지난 7일 DB손보에 상표권 사용료 계약갱신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지난 2020년 검사 당시 '경영유의'를 받았던 부분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28일 DB그룹 실질적인 지주사인 DB Inc는 주요 계열사 상표권 사용 계약을 오는 2024년까지 갱신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에 따라 DB손보는 2022년부터 3년간 770억6700만원을 DB Inc에 지급해야하며 DB생명보험은 108억7200만원, DB금융투자는 64억5000만원, DB하이텍은 60억원을 각각 지급한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DB손해보험,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 5년 연속 수상 2021.08.31 0I087094891@newspim.com

앞서 지난 2020년 10월 금감원은 DB손해보험 상표권 사용료 산정방식에 대해 '경영유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DB손해보험이 계열사 중 대외인지도가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요율을 일괄 적용했다는 이유에서다.

DB그룹은 연간 상표권 사용료를 연간 매출액 또는 영업수익에서 광고선전비를 제한 뒤 사용요율을 곱해 산정하고 있다. 사용요율은 모든 계열사에 동일하게 0.15%를 적용한다. 당국은 그룹 상표권 가치를 끌어올린 DB손보의 기여도를 감안해 산정방식을 다시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DB손보는 경영유의를 받은 후 6개월마다 제출하는 개선사항 보고에서 2022년 계약 갱신때 산정방식을 개선하겠다며 미뤄왔다. 금감원은 이번에 갱신된 계약에서 개선한 점이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계약갱신을 살펴보고 경영유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소명을 요구했다"며 "고객 재산으로 이뤄진 보험 자산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게끔 유도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DB그룹은 지난 2017년 사명을 '동부'에서 'DB'로 변경하면서 주요 계열사 상표권을 DB Inc를 통해 출원하고 있다. DB Inc는 김남호 회장과 김준기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43.8%에 달하는 실질적 지주사다.

DB Inc는 지난 2020년에도 계열사로부터 총 320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거둬들였다. DB Inc의 2020년 당기순이익(55억원)과 비교했을때는 약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중 DB손보는 총 250억원을 지급해 전체의 약 78%를 차지했다.

다른 대기업집단과 비교했을때 DB의 상표권 사용료는 높은 수준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에 따르면 DB의 상표권 사용료는 전체 71개 집단 중 11위에 해당한다. 재계 1위 삼성(149억원)보다도 2배 많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사용료 증가율은 전체에서 5번째로 높았다.

DB 관계자는 "객관적 산정이 어려운 인지도를 기준으로 브랜드 사용료를 계열사별로 다르게 적용하게 되면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크며, 그 때문에 국내 많은 그룹들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일정한 브랜드 사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DB그룹의 경우 공정자산 대비 매출액 규모(2020년 기준 23조원)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발생한 사안이며, 다른 그룹의 경우 브랜드사용요율이 0.1~0.9%인 것을 감안할 때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204mkh@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