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실제 우리가 사는 코리아(한국)가 있고 또 하나의 디지털 코리아가 있다. 이 두 개의 세계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연결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
트윈코리아 서비스를 개발한 식신의 안병익 대표는 "트윈코리아는 수익이 발생하면 오프라인에 실제 존재하는 상점이나 병원들의 영업활동과도 연결되는 서비스"라며 "한국에서 안착시킨 다음 글로벌 외식, 숙박 데이터를 쌓아 트립어드바이저와 같은 역할로 확장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안병익 식신대표이사가 지난 4일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2.01.10 lovus23@newspim.com |
◆ 서울 지역 완판 기록세운 트윈코리아..."위치기반 서비스 운영하며 구상"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인 명동을 10000㎡을 단돈 10만원에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메타버스 서비스 '트윈코리아' 안에서는 말이다. 트윈코리아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서울 지역 사전청약을 개시해 저녁 8시가 되기 전 분양을 마감했다. 기자도 당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청약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이미 가로수길, 강남역, 을지로 등 주요 상권은 분양이 종료된 후였다.
트윈코리아는 메타버스 기반 가상 부동산 서비스다. 실제 상권을 중심으로 가상세계 지역을 10000㎡ 크기의 셀로 구획했다. 식신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셀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셀을 분양받은 오너들은 플랫폼 유저들이 식당과 상점을 이용한 뒤 결제, 리뷰작성, 영수증 인증을 남기면 수익을 분배받게 된다. 유저들도 참여횟수에 따라 포인트를 얻게 된다.
안 대표는 "리뷰를 쓰거나 영수증을 찍어서 올리는 활동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이 이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정보가 모인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실제 예약하고 싶은 식당을 3D 이미지로 살펴볼 수 있고 예약할 수 있도록 하며, 우리가 지급한 포인트로 결제를 할 수도 있도록 서비스를 계속해서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며 "향후 제페토 처럼 실제 기업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서울 지역 청약 완판을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자 안 대표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사실 식신의 본 사업은 모바일 식권 사업이다. '식신 e-식권'은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사원카드나 법인카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앱이다.
다소 뜬금없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한 배경에 대해 안병익 대표이사는 10여년 전부터 구상해온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답했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한 안 대표는 1993년 KT 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입사해 전자지도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후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자지도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내벤처를 설립, 이후 포인트아이로 독립시켰다.
포인트아이는 '친구 찾기'이나 '네비게이션' 등 휴대폰 위치 기반 서비스를 운영했고 2006년 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회사를 매각한 그는 2010년 식신의 모태가 된 '시온'(SEEON)으로 다시 돌아왔다. 유저들이 실제 가게나 식당을 방문하고 나서 리뷰를 쓰는 위치기반 SNS로 시작해 맛집정보, 식권 발행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안 대표는 "아이디어 자체는 10년 전 포인트아이를 운영하면서부터 생각해왔다. 그간 연구, 개발해온 전자지도나 위치기반 서비스는 실제 물리적 공간을 컴퓨터 화면에 담는 일다. 그때는 모바일로 구현하면서 온, 오프라인이 연결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사실 작동은 각자 온라인, 오프라인 공간에서 따로 이뤄졌다. 그때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이 하나로 융합해 작동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직감했다. 이제 메타버스 개념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서비스를 내놓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는 연결성을 꼽았다. 안 대표는 "제페토나 로블록스 같은 경우 처음부터 가상 공간으로 시작을 했고 플레이도 가상공간에서만 이뤄진다. 저희는 디지털 공간이 현실 공간하고 이어져서 서비스 간 경계를 지우는 일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실물 경제와 연동되는 그런 서비스로 플랫폼을 발전시키려고 하는 게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와의 차이점이다"라고 전했다.
◆ 올해 매출액 350억 예상..."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돕는 서비스"
셀 분양을 진행 중인 식신은 다음 단계로 1분기 내 P2P거래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때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파트너사인 ERA코리아, 센츄리21코리아의 에이전트 인력을 활용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ERA와 센츄리21가 속한 리얼로지홀딩스는 전통적으로 에셋 자산 거래 자산 거래 경매 이런 쪽에 강한 그룹이다. 특히 센츄리21는 주택, 토지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시키는 회사다. 현재 82개 국가에 진출해 있고 한국으로 치면 중개사인 에이전트를 가장 많이 두고 있다"며 "가상 부동산 역시 실제 부동산 거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고 가장 큰 인프라를 갖춘 회사와 함께 거래소를 운영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확보한 에이전트 역시 팔고 싶은 사람과 사고싶은 사람을 잘 매핑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정상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규제도 고안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번 서울 청약에서는 유저 한명당 상권당 셀 하나만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셀을 모조리 매집한 다음 이상한 루트를 통해 거래를 하면서 값을 올려받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진행하는 수요가 몰리는 주요 지역들을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도 이 같은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윈코리아 서비스를 개시한 올해 매출액은 350억원으로 전망했다. 안 대표는 "식신 원래 사업만 보면 올해 원래 매출액이 200억, 영업익 20억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트윈코리아의 셀 판매 금액이 반영될 예정이다. 정확하게 수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셀 분양이 계획대로 잘 이뤄질 경우 매출액이 총 300억~350억원 정도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프리IPO까지 총 197억원을 투자받은 식신은 올 상반기 사업 모델 평가를 거쳐 3분기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대표는 "B2B 전자식권 사업을 B2C로 확장을 시킬 계획이다. 식권 발행에서 음식점 결제까지 식신 플랫폼을 통해서 가능하도록 하고 결제규모를 조 단위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트윈코리아가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대하는데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안 대표는 트윈코리아를 통해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는 꿈을 전했다.
"과거엔 음식점도 대로변에 있어야만 사람들이 알아볼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골목 안에 있는 식당이라도 인스타그램 등으로 홍보가 된다. 이 홍보활동은 광고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플랫폼 유저들이 소상공인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는 거다. 이런 활동을 좀 더 체계화시키고 발전시켜서 확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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