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미국에서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녹십자'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에 대한 허가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2월 GC5107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FDA에 제출했다. FDA는 지난해 GC녹십자의 오창공장 실사를 완료하는 등 심사를 진행 중이다.
GC녹십자의 오창공장. [사진=GC녹십자 제공] |
일반적으로 FDA의 품목허가 절차는 BLA 접수 후 60일간의 예비심사를 거쳐 자료가 적합한 경우 검토 완료 목표일을 정한다. GC5107에 대한 FDA의 검토 완료 목표일은 내달 25일이다.
GC5107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한 뒤 정제해 만든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혈소판감소증 등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면역글로불린의 함유 농도에 따라 5%와 10% 제품으로 나뉜다. GC5107는 10% 제품이다.
FDA가 허가한다면 GC녹십자는 국내 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81억 달러(10조원)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면역글로불린 시장가격 역시 국내보다 4배 정도 높아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혈액을 활용하기에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 등이 필수적이고 그만큼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다. 게다가 최근 자가면역질환이 증가하면서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평균 약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GC녹십자의 미국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 FDA에 5% 제품의 허가를 신청했으나,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 지적을 받으면서 절차가 지연됐다. 5% 제품 허가 늦어지자 시장성이 더 큰 10% 제품 먼저 시장 내놓기로 전략을 변경한 것이다.
회사 측이 그간 공들인 사업의 성과가 빛을 보게 될지 주목된다. 허은철 사장은 GC5107의 BLA를 제출했을 당시 "이번 BLA 제출은 자국 바이오 의약품 사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한 큰 도약을 의미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예상대로 내달 FDA의 최종 허가가 나오면 하반기에 미국 현지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변수는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여부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FDA는 해외 실사와 감시 할당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이 신약 심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이라고 설명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