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1.경기도 성남에 사는 맞벌이 주부 A씨(35세)는 온라인 쇼핑몰 배송이 막혀 최저가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급하게 주문한 유아용품은 파업지역이라 배송이 안된다며 취소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새벽배송이 가능한 마켓컬리에서 주문했지만 주로 이용했던 쇼핑몰이 막히면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
#2.네이버 쇼핑 등을 통해 커튼이나 패브릭 제품을 판매하는 자영업자 B씨(37세)는 최근 매출이 20% 가량 줄었다. 상품 배송 계약을 맺었던 CJ대한통운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특정지역은 주문조차 받을 수 없어서다. 줄어든 매출을 메꾸기 위해 특가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배송이 안되는 지역 소비자는 고객서비스 불만을 남기면서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택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이번주부터다. 노조가 본사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본사는 노조와 직접 대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명절 성수기 파업이 지속돼 피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업계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진행되는 인력 투입 등을 통해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조합원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차량행진 집회를 하고 있다. 2022.01.13 hwang@newspim.com |
◆ 노원·중랑·세종·성남 등 일부지역 피해 지속…소비자·소상공인 '울상'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으로 인한 배송 차질 물량은 하루 약 18만건 수준이다. 앞서 지난 28일부터 파업이 진행된 뒤 하루 약 40만건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일부지역의 배송차질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서울 노원·중랑, 경기 광주·성남, 세종, 전북 익산·군산, 광주 광산, 경남 거제·창원, 울산 등의 일부지역으로 가는 상품 집하가 금지돼 있다.
쇼핑몰들은 해당지역 소비자이 아예 상품 구매가 불가능하게 막아놨다. 결제가 된 이후 배송이 안된다며 주문 취소를 요청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해당 지역의 인터넷 쇼핑 이용자들은 CJ대한통운을 이용하지 않는 업체나 쿠팡, 마켓컬리 등 자체배송을 진행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 역시 택배터미널에서 배송이 멈춘 상품에 대한 불만 등을 처리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택배 파업으로 인한 보상 등도 제대로 안되고 있어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설 명절을 앞두고 배송물량이 늘어날 경우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설 연휴 일주일 전부터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아직까지 물량변동은 없다는 게 택배업계 설명이다. 오히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참여율이 줄거나 일부 물량이 타사로 넘어가는 등의 효과로 배송차질 물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 아직 물량증가 움직임 없어, 다음주부터 본격화…"인력투입 등 대란 가능성은 적어"
하지만 본격적으로 물량이 늘어나는 다음주 초까지 파업이 지속되면 일부지역은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1시까지 CJ그룹과 CJ대한통운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사측은 대응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집과 사무실 앞에서 단식농성과 집회를 이어가는 등 파업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연초 택배노조의 파업이 진행된 과거 경험이 있었던 만큼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우선 성수기를 앞두고 물량 확대에 대비한 추가인력 투입이 이날부터 진행된다. 물량이 늘어나는 시점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이다.
작년 6월 체결된 사회적 합의에 따른 분류인력 3000명 외에 허브터미널 보조인력 1474명, 서브터미널 상·하차 인력 1088명, 간선차량 1903명, 동승인력 1137명, 배송기사 1320명 등 총 1만명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서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택배대란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부지역의 불편은 있을 수 있다"며 "양측이 원만히 합의해 택배 정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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