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의 유족이 청와대에 피격 당시 정보 공개를 촉구하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위로편지를 반납했다.
유족과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는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해상경계 작전 실패사실을 국민의 죽음으로 덮는 만행을 저지르고 그 증거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따라 피격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저 북한 해역에서 죽었으니 월북이라며 북한군 통신병 도감청자료가 마치 고급첩보인 양 한다면 헌법의 가치가 무엇인지 아니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어 2020년 10월8일 문 대통령이 유족에게 전달한 위로편지를 청와대에 반납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편지에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하겠다"고 썼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4일 오전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 장관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1.02.04 yooksa@newspim.com |
피살 공무원의 아들은 입장문에서 "대통령께서 편지로 (피살 당시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으나,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에서 사망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버지인지 확인도 못 한 상태로 1년 4개월이 지났다"며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대통령께서 하셨던 약속만이 유일한 희망이어서 그 약속을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제 아버지 죽음에 대한 것들이 왜 국가 기밀이며 대통령 기록물로 저장되어야 하는지, 감추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2020년 9월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지도활동을 하던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당시 47세)는 업무 도중 남측 해역에서 실종됐다가 이튿날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됐다.
이 씨 유족은 사망 경위를 자세히 알고자 관련 기관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정부가 군사기밀, 국가안보를 이유로 거절하자 지난해 1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며 항소했고, 유족 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대통령기록물 지정금지 및 정보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는 지난 11일 "가처분 신청 자체가 법이 허용하는 신청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다"며 해당 신청을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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