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당내서 재점화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에 맞물려 이 후보의 최측근 의원그룹인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이 나온 가운데 송 대표가 직접 불출마 신호탄을 쏜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 정체 흐름이 계속되자 고심 끝에 던진 위기 타개책으로 보인다.
다만 매 선거철마다 '찻잔 속 태풍'에 그친 인적쇄신론이 이번엔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1.25 leehs@newspim.com |
◆ 신호탄 쏜 송영길…"기득권 내려놓겠다" 불출마 선언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돌연 총선 불출마 선언을 담은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송 대표는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며 당내 분출한 86 용퇴론에 가장 먼저 응답했다. 그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역사적 소명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라며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도 송 대표의 결단에 "국민을 위한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86 용퇴론과 맞물린 '국회의원 3선 초과제한' 추진에도 의지를 보였다. 이 후보는 "(3선 초과금지화는) 정치 개혁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 흐름 속 당내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인적쇄신안에 드라이브를 세게 걸어 선거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 정당혁신위원회가 꺼내든 3선 연임 초과 금지론은 큰 반향을 얻지 못했고, 불출마 선언이 빠진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 역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쇄신론이 분출하면서도 좀처럼 힘이 실리지 않던 상황. 송 대표가 이날 직접 총대를 메고 이 후보가 힘을 실어 상승 동력을 마련해보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읽힌다.
청년 정치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송 대표의 결단을 지지한다"며 반겼고, 정당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3선 연임 초과제한'의 제도화 추진을 재차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2.01.25 leehs@newspim.com |
◆ 후속타 이어질까…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후속타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회의원 다선 연임을 제한하자는 혁신위 카드에는 이미 당내 반발에 부딪친 데다, 불출마 선언은 개인 결단에 달린 만큼 당 차원에서 강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용퇴론은 선거철마다 점화됐지만 번번이 소수의 용퇴 선언으로 끝나곤 했다. 소위 7인회로 불리는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들 역시 전날 불출마 선언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선대위 고위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표가 큰 용단을 내려다"면서도 "무더기 불출마 선언을 강제하거나 다선 중진들을 억지로 몰아내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고 봤다.
그는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 자체에 대해서도 "이것 하나만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이 사건이 정치혁신으로 나아갈 모멘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의 상징적 의미를 봐달라"며 "송 대표는 기성세대의 동반 용퇴를 촉구한 것이 아니다. 본인이 고심 끝에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미 '차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된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 역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재선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송 대표가 염두에 둔 행보를 고려하면 유권자들에게도 불출마 선언이 그다지 놀랍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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