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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미·중·러 경쟁 속에서 국지전은 피할 수 없는가

기사등록 : 2022-01-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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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미국이 본토 병력 8500명에 출동대기 명령을 내렸다. 이미 10만명 이상을 접경지역에 배치한 러시아도 이에 대응하듯 20척의 군함을 발트해로 출항시켰다.

이영기 기자

무력충돌의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백악관은 대기 중인 미국 본토 병력의 경우 우크라이나로 직접 배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 NATO 헌장 5조에 따라 미국은 NATO에 병력을 증파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매끄럽지 못한 아프간 미군 철수로 인해 정치적 부담이 커져 그간 부정적이었던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개입주의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일단 표면적으로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은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런 속성을 간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전쟁을 통하지 않고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회복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워싱턴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암묵적으로 묵인을 하는 경우로 위기가 최고조로 달했을 때 미국이 그런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에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이런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우리나라 주변도 이같은 상황변화에서 자유롭지는 않아 보인다. 인도-태평양이 세계경제의 핵심이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방위선과 맞닿아 있는 것이 중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은 러시아보다 더 위협적으로 새로운 세계질서를 추구하고 있다. 백악관 소속 중국정치학자인 러시 도시는 "중국이 이제 미국처럼 세계 패권을 노리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미국 묵인을 통해 또는 국지전을 통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되찾는다면 중국도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직접 충돌하는 것은 핵무기시대에서는 자멸을 의미하기 때문에 러시아나 중국은 모두 대리전이나 국지전을 통해 자신의 야망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은 동유럽에서 일종의 '지역영향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당연히 새로운 국제질서가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중국도 대만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시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태평양 세력도 끝났다는 신호로 국제사회는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3일 대만 남서 연안에 설정해놓은 자국 방공식별구역(ADIZ)에 최신예 전투기를 투입했다. 총 52대로 구성된 비행대의 시위였다. 독립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양안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고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침입으로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2년 신년사에서 '조국통일' 의지를 강조하며 대만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비행대의 J-16D 전투기는 상대의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전자전(電子戰)능력이 우수해 대만에는 더 큰 위협이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또 대만과의 긴장관계 속에선 중국이 각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미국의 틈을 노리는 형국이다. 과연 국지전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어떤 결과가 초래되든 우리에게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싹이 보이는 시점에서 "일본·한국과 같이 현재 안보를 위해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은 여기에 적응하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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