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지난해 국회의원들이 아파트 가격을 1인당 평균 5억4000만원 축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회의원 2021년 아파트 신고 재산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국회의원 아파트 재산 신고가액은 총 1840억원으로 1인당 평균 8억7000만원이었지만 당시 실제 시세는 2975억원으로 평균 14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신고액의 시세반영률은 62%로 총 1134억원이 축소신고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옥에서 국회의원 2021년 아파트 신고 재산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앞두고 피켓을 들고 있다. 2022.01.27 leehs@newspim.com |
아파트 재산 신고액와 시세 차이가 가장 큰 의원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으로 81억8100만원으로 아파트 재산을 신고했지만 당시 시세는 132억7500만원으로 50억9400만원을 축소신고했다고 경실련은 전했다.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 20억3900만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18억7000만원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18억5200만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18억원을 축소신고했다는 것이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인당 평균 아파트 신고액은 6억2100만원이었으나 실제 시세는 10억2300만원으로 4억200만원을 축소했고 국민의힘 의원은 1인당 평균 신고액이 11억1100만원이었지만 시세는 17억9100만원이었다.
경실련은 "인사혁신처는 2020년 6월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축소신고를 막겠다고 하면서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높은 가격을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됐다"면서 "실거래가를 신고 시점의 주변 실거래가 아닌 신고대상자가 취득 당시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협소하게 정하면서 재산을 축소공개하고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재산의 공시가격과 시세를 같이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국회의원이 신고한 아파트 1가구당 평균 가격은 7억1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2억9000만원으로 5억8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상승액이 가장 큰 아파트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반포주공1단지로 박병석 의장, 주호영·이상직 의원이 신고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같은 기간 동안 전용면적 140㎡은 32억8000만원 올랐다.
경실련은 "현 정부 들어 아파트값 많이 올랐다고 지적했는데 정부에서 적절한 대책 못내놓는다면 국회에서라도 내놓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이는 국회의원들 조차 고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냐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직자 재산신고 제도에서 신고대상자가 고지거부 할 수 있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사 대상자 294명의 의원 중에서 105명(36%)의 가족 154명이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사유로는 독립생계유지(132명), 타인부양(17명), 기타(5명) 순이었다.
경실련은 "국회의원들은 가족재산 고지거부가 재산을 은닉하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는만큼 이를 낱낱이 공개해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면서 "정확한 공직자 재산신고를 위해 가족 재산에 대한 고지거부 조항을 폐지하고 재산 공개 대상도 1급 이상에서 4급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야 대선후보들도 투명하고 정확한 공직자 재산신고제도를 공약으로 삼고 후보자 등록시 재산신고를 축소하지말고 사실대로 정확히 공개하길 바란다"면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이후 이를 철저히 검증해 공직자들이 부당한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감시와 견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1년 3월 신고기준으로 사퇴한 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294명 중에서 시세파악이 가능한 211명의 259가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했다. 시세와 실거래가 조사는 KB국민은행, 다음, 네이버 등을 활용해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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