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금융감독원이 27일 사모펀드 불완전판매로 징계를 받은 하나은행에 대한 3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연다. '시장친화적 감독'을 강조한 정은보 금감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결론이 나는 제재심인 만큼, 징계 수위가 감경될지 주목된다.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심리는 이날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기 하나금융 회장 선임을 앞두고 유력 후보의 법적 공방이 잇따르면서 포스트 김정태 회장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 제재심 회의를 열고 하나은행의 라임펀드(871억원)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1100억원), 독일헤리티지펀드(510억원), 디스커버리펀드(240억원) 등 9개 사모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관련 징계 수위를 논의한다.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 제재심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
금감원은 지난 2019년 12월 하나은행에 기관경고를, 펀드 사태 당시 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에게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제제심에서 하나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될지 주목하고 있다. 정 원장이 윤석헌 전 원장과 달리 시장 친화적인 감독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3년 만에 종합·부문검사를 폐지하고, 정기·수시검사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찬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회사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과거 종합검사가 사후적인 감독에 치중돼 있었다면 정기검사는 사전 예방 기능을 더해 균형을 잡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펀드 사태 이후 하나은행의 피해구제 노력도 실제 제재 수위 경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해 불완전판매 사모펀드 가입자에게 투자 원금의 최대 70%를 선지급했다.
당시 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에겐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문책경고'(중징계)를 통보한 상태다.
이날 제재심에서 지 부회장에 대한 심리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 부회장과 비슷한 이슈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금감원 간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기 때문.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손 회장이 금감원의 문책경고에 대해 제기한 중징계 취소청구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이 진행됐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손 회장이 법원에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지 부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사 임원 제재는 해임 권고와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으로 문책 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돼 향후 3~5년 간 금융권 취업과 연임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유력한 회장 후보로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검찰은 지난 14일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특정 지원자가 합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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