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20년 경력의 감사원 '베테랑'이 정부출연연구기관 감사를 지휘하게 됐다. 1년 넘게 지연됐던 출연연 감사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된 셈이다. 다만 3명의 상임감사가 외부에서 선임된 만큼 연구현장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포착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지난 25일 열린 제166회 임시이사회에서 감사위원장에 장병원 전 감사원 심사관리관, 감사위원에 각각 이덕희 한국이디에스 R&D센터 상문, 이재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를 선임했다.
(사진 왼쪽부터)장병원 전 감사원 심사관리관, 이덕희 한국이디에스 R&D센터 상문, 이재훈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2022.01.28 biggerthanseoul@newspim.com |
감사위원장을 포함한 3명의 상임감사 선임이 완료된 만큼 NST는 25개 출연연에 대한 감사일원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장병원 초대 감사위원장은 1991~2021년 감사원에 재직했다. 지난해 고위감사공무원으로 승진해 심사관리관을 역임했다. 20년을 감사원에 몸 담아 근무한 이력만큼 출연연 감사에 대한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고위공무원 승진에 앞서 장 위원장은 감사청구조사국 제3과장을 맡기도 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일반적으로 국민감사청구와 공익감사청구를 맡는다. 국민을 비롯해 외부 기관 및 사회단체 등이 특정 기관 등에 대한 감사 청구를 하게 되면 1차적으로 감사 필요 사안 여부를 판단한다. 때로는 직접 감사를 진행하는 등 감사원의 초동조치를 한다고 보면 된다.
감사원 한 관계자는 "특정 사안의 경우에는 분야별 전문감사부서와 청구과의 감사 내용이 중복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청구과에서 조율을 한다"며 "(장병원 감사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진중하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연연에서는 연구기관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감사원식 감사가 진행될 것을 우려한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9명의 감사위원회 상임감사 후보군에는 출연연 출신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 점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여전히 일반 공공기관과 같은 감사를 받게 된다면 과학기술 연구 문화도 상당히 위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상임위원으로 선임된 이덕희 한국이디에스 R&D 상무와 이재훈 성신여대 교수도 외부 출신이다.
더구나 이번 상임감사 선임과 관련 청와대의 인사 검증까지 진행되는 등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초 지난해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이경진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사무처장은 "감사위원장이 감사업무를 오래 한 사람이라는 점은 업무적으로는 볼 때 전문성을 갖췄으나 일반 행정분야 감사경력이어서 다른 공공기관과 다른 특수성을 반영해줄 지는 우려된다"며 "감사위원 모두 연구기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도 있고 연구기관만의 감사기능을 갖출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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