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관련 4건의 사건을 입건하면서 일명 '윤수처'라는 비판을 받아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선별 입건' 삭제를 골자로 한 사건사무규칙을 공표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그간 받아온 정치 편향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사건사무규칙 개정안을 발표한 뒤 입법 예고 기간을 거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그간 지적받아온 '선별 입건', '조건부 이첩' 등 조항이 사라졌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지난해 1월 2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걸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의 모습. 2021.01.21 dlsgur9757@newspim.com |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사건 접수부터 수사, 처리, 공판 진행 등 공수처 업무 전반에 대한 규정을 담은 가이드라인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11일 출범 1년을 앞두고 열린 검사회의에서 쇄신안 방안으로 논의된 내용 일부를 반영해 공수처 운영 방식에 대한 재정비에 나섰다.
공수처는 이번 사건사무규칙 개정안에 따라 접수되는 사건을 ▲공직자범죄 사건 ▲내사사건 ▲진정사건 ▲조사사건 등으로 구별해 수리하도록 했다. 이렇게 구분된 사건은 고소〮고발 접수 후 자동으로 입건되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또 신중한 기소권 행사를 위해 '수사·기소분리사건' 항목을 신설하기도 했다. 중요 사건의 경우 공수처 처장이 해당 항목으로 지정한 때에 한정해 공소 담당 검사가 사건 종국 처분에 관여하도록 규칙을 바꿨다.
일반 사건은 해당 사건을 수사한 담당 검사가 수사 종결 후 처장의 지휘·감독에 따라 공소제기 여부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그간 공수처는 분석 조사 담당관이 접수 사건에 대해 분석 이유서를 작성하면 김진욱 공수처장이 입건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일각에선 공수처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사건을 고르는 '선별 입건'이라며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월 출범한 이후 공수처는 총 24건의 사건을 입건해 수사해 왔지만 이 가운데 '고발사주' 의혹 등 윤 후보 관련 사건만 4건이나 직접수사에 나서면서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또 검찰과 갈등을 일으켰던 '조건부 이첩' 조항도 폐지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하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면서도 "최종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결정하도록 수사 후 다시 송치하라"고 하면서 검찰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장이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사건을 선별해 입건하는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력적 관계 구축 등을 위해 조건부 이첩 문제는 공수처법 개정이나 사법부 판단 등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고 사건사무규칙에서는 관련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개정안은 오는 3월 7일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친다. 이후 공수처는 개정된 사건사무규칙에 맞춰 직제를 개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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