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예전에는 명절 앞두고 헌혈 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그렇지도 않네요"
서울 노원구의 헌혈의집에서 근무하는 전모(40) 씨는 코로나 이후로 헌혈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아쉬움과 함께 혈액확보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았다.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헌혈 참여현황에 따르면 연간 헌혈 참여 건수는 260만4437건으로 2020년보다 6964건(0.3%)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헌혈의집 채혈실 2022.01.28 krawjp@newspim.com |
코로나 이후 외부활동 제한이 이어지면서 주로 헌혈에 참여했던 학생들과 단체헌혈이 줄어들면서 헌혈자수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경우 헌혈을 하면 대학 입시등에 활용할 수 있는 봉사활동 점수가 주어지다보니 헌혈 참여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외부활동을 자제하기 위해 교내 봉사활동에만 봉사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전씨는 "코로나로 인해 단체헌혈도 줄었고 기관을 방문해서 헌혈을 진행하기도 어려워서 헌혈이 크게 줄었다"면서 "예전에는 봉사점수 때문에 고등학생들이 많이 왔었는데 코로나 탓에 학교에서 봉사점수도 주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도 잘 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헌혈 전체 건수는 줄었지만 생애 첫 헌혈 참여자수는 25만명으로 2020년(23만명)보다 2만명 증가했고 공동주택 단체헌혈 참여자가 2배 가까이 증가해 청년층 뿐 아니라 중장년층에서 헌혈 참여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헌혈의집 등 현장에서는 생애 첫 헌혈 참여자 수 증가가 혈액수급 상황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통계라는 반응이다.
혈액관리본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11월 혈액수급이 위험한 단계에 이르자 혈액관리본부 등이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헌혈을 독려한 바 있다. 실제 독려 문자를 보고 헌혈하러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헌혈의집에서 근무하는 박지숙(40) 씨는 "코로나 전에는 하루 30~40명 정도 헌혈을 오셨는데 코로나 후에는 20명 아래로 줄어들었다"면서 "최근에 재난 문자처럼 헌혈 독려문자를 보냈는데 그 덕분에 종교단체나 기업에서 단체로 헌혈하러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원구 주민 서정대(28) 씨는 "예전에도 하긴 했지만 최근에 혈액량이 부족하다는 전화와 문자를 받고 하러 왔다"면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헌혈 덕분에 언젠가 나도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헌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혈액수급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혈액보유량은 4.0일분을 기록했다. 지난달 2일 7.4일분까지 확보됐던 것에 비하면 혈액수급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설 연휴와 극심한 추위, 오미크론 확산 및 고등학교와 대학교 방학으로 헌혈자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 혈액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정기 헌혈자들을 비롯해 군 입대시 가산점을 얻기 위해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도봉구에 거주하는 이호연(40) 씨는 "코로나 탓에 밖을 나가기가 꺼려져 예전만큼 하기는 어렵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헌혈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신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서모(22) 씨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헌혈하면 가산점도 있다보니 자주 헌혈을 한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군 입대 가산점 때문에 헌혈 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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