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 예고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공백으로 급락한 가운데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헷지수단으로 공매도를 빠르게 늘려가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3일부터 28일까지 1월 한달간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11조5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과 비교해 3조5800억이 늘어난 셈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3600억원에서 5750억원으로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614.49)보다 48.85포인트(1.87%) 오른 2663.3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은 872.87에, 원·달러 환율은 1205.5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2022.01.28 kimkim@newspim.com |
특히 외국인이 공매도 거래 비중이 70%를 유지하며 공격적인 공매도에 나섰다. 1월 한달간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8220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중 71.4%를 차지한다.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공매도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종목은 LG화학이었다. 1월 27일 기준 40거래일 공매도 거래대금 평균은 31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170억원), 크래프톤(170억원), 삼성SDI(13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30억원), 카카오(1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카카오페이였다. 카카오페이의 공매도 비중은 34.99%로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유일하게 30%를 넘겼다. 호텔신라(23.57%), 삼성화재(23.25%), 삼성중공업(22.66%), 현대건설(20.35%), HMM(20.17%) 등도 공매도 비중이 20%를 상회했다.
코스닥에서는 월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공매도 거래대금은 3조4750억원으로 전월(3조4780억원) 대비 300억원 가량 줄었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미 연준이 예고한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시행 우려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지수는 28일 2663.34포인트로 1월 한달간 10.88%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5.89% 하락하며 872.87포인트로 1월 장을 마감했다.
일각에선 하락장 베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확히 목적은 알 수 없지만 포지션을 많이 들고 있는 사람들은 헷지 수단으로 볼수 있겠지만 최근 매매패턴을 봤을 때 변동성 장 속에서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가져가 보겠다는 의도도 있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추정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
한편, 금융당국이 상반기 중 공매도 정상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공매도가 약 2년만에 재개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월 25일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세미나 자리에서 "가급적 상반기 중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지난해 5월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공매도를 재개한다고 해서 시장이 크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형주 위주로 공매도를 이미 허용해둔 상황이기 때문에 그간 공매도가 막혀있었던 중소형주 위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은 지수가 급락하고 있는 장이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주가가 안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인 가운데 공매도 재개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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