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가 28일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저녁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로 아이보시 대사를 불러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를 외면한 채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강행한 28일 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초치되고 있다. 과거 일본 최대 금 광산 중 하나였던 일본 니가타현에 소재한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당시 '군함도(하시마 탄광)'와 함께 조선인 강제 징용 현장 중 하나기도 했다. 태평양 전쟁 시기 1000~2000명의 조선인이 사도 금광에서 노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함도는 앞서 2020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2022.01.28 yooksa@newspim.com |
최 차관은 일본 정부가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스스로 약속한 후속조치부터 더 이상 지체없이, 그리고 충실히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최 차관에게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했으며,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최 차관을 만나기 전 굳은 표정으로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며 한국 정부 초치에 대한 입장과 일본 정부의 입장 번복 가능성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침묵을 지켰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니가타현에 있는 사도광산을 2023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사도 광산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약 1140명이 강제 노역을 했던 곳이다. 일본은 에도 시대 세계 최대 금 생산지였다는 이유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중이다.
외교부는 기시다 총리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직후 대변인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러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상화 공공외교대사를 팀장으로 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도광산 등재에 대응할 예정이다.
일본은 조선인 강제 노역의 또다른 현장인 근대산업시설 등재 당시 정보센터 설립 등 피해자들을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일본이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을 위한 후보로 선정했을 때도 추조 가즈오(中條一夫)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을 초치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대변인 성명뿐 아니라 서울 및 도쿄 채널을 통해서도 앞으로도 일본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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