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들어 국내외 증시가 휘청거리자 기업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금리상승 등 대내외적 변수에 따라 기업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보수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증권사의 기업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수는 총 344건으로 지난해 12월(51개) 대비 총 574%(293개) 증가했다. 2월 들어선 사흘만에 총 38건을 기록하며 빠르게 늘고 있다.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업종은 성장주, 가치주 할 것 없이 골고루 나타났다. 특히 실적이 저조한 업종의 목표주가 조정이 컸다. 삼성SDI가 대표적이다. 삼성SDI는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불안과 예상치를 밑돈 지난해 4분기 실적 여파 등으로 최근 증권사 4곳이 잇따라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23% 하향 조정했다. KB증권 역시 기존 95만원에서 83만원으로 13%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도 120만원에서 108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유통업종도 비켜갈 순 없었다. 면세점 실적 저하로 LG생활건강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화장품 부문 수익 감소와 중국 소매 판매 저조 등의 이유로 목표주가를 1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호텔신라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단기 주가 상승동력이 부족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4% 내린 9만5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공룡 플랫폼인 네이버(NAVER)와 카카오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올 들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내외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성장주 수급 여건 악화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목표가를 낮춘 것이다.
근래 상장한 종목도 예외일 순 없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목표주가도 하향조정됐다. 유진투자증권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9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0% 하향한 18만4000원으로 내렸다.
이베스트증권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자체 백신인 'GBP510'의 가치를 9조7800억원에서 2조9300억원으로 변경하며 목표주가 추정치를 24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조정은 올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증시상황과 맞물려 있다. 올해 금리상승, 인플레이션, 긴축통화 정책, 지정학적 위험요소 등 대내외적 변수가 많다보니 미국시장을 주축으로 전 세계 증시가 휘청이면서 서서히 기업 실적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주로 수출 위주인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현재 좋을 수 있지만 해외 경기 상황에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서서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 세계 시장 전망은 좋을 순 없고, 박스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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