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고차 시장 개방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완성차업체를 대표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중고차 시장 개방 시 오는 2026년 시장 점유율은 국내 5사(현대차·기아 및 한국지엠·쌍용차·르노삼성차 등 외국계 3사)의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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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2026년 중고차 시장의 판매 규모가 300만대라고 가정 시 국내 5사의 시장 점유율은 9.0%이며 이중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6.8%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중고차 시장 규모의 변화에 따라 국내 5사의 시장 점유율은 7.5%에서 12.9%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의 비중은 5.7%에서 9.8%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각각 경기도 용인시와 전라북도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고차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가 3월에 개최됨에 따라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전반적인 신차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고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평균수명이 15년 가량인 완성차의교체주기가 단축되고 결국 이는 신차와 중고차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매매사업자나 중고차 플랫폼 사업자의 온라인 시장 기반 독점이 완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고차 시장 개방 시 완성차업체가 매집한 차량을 기존 업자에게 경매 방식으로 배분해 기존 중소매매업계에도 공정하고 안정적인 매집 물량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인증중고차가 부품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인증중고차가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치면서 부품 및 소모품 교체가 발생하게 돼 결국 부품 산업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이미 사용한 제품을 분해부터 조립까지 다시 하는 과정을 거친 재제조 부품이 부품산업 확대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러한 분류와 해체 공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일반 제조업 대비 3배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 개방으로 수출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실제 일본의 경우 중고차 내수 규모는 신차의 1.3배 수준으로 1.4배인 국내와 유사하지만 중고차 수출대수는 133만대로 한국의 3.7배, 수출액 기준으로 6.5배 수준이다.
정 회장은 "우리도 고품질, 신뢰성 개선과 해외바이어 등 접근이 용이한 온라인 경매를 갖춰 중고차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교통학회 정회원인 황상규 박사도 "중고차 시장 개방의 핵심은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 안착보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기업이 전주기적 완성차 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차량 이용기간이 20년이 넘어가는 시기에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믿을 수 있는 인증중고차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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