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4분기 하이엔드(고품질 제품) 시장에서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을 견인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호실적 배경이다.
김명규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형 OLED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만큼 이제 중소형 OLED 시장 안착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OLED 대표 주자이긴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대형에서와는 달리 중소형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후발주자다.
대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대형은 TV, 중소형은 IT(노트북, 모니터, 태블릿PC 등)와 모바일 부문으로 구분한다. 이 중 LG디스플레이는 우선적으로 대형 OLED 시장에 집중해왔다. 중소형 부문에선 아직 LCD 비중이 절대적이다. 중소형 OLED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고, 그만큼 절실해졌다는 것은 LG디스플레이도 인정하는 바다.
적자가 이어지던 대형 OLED 사업은 작년 손익분기점을 통과,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흑자 구조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숨 돌린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서도 선두권 도약을 욕심내기 시작했다.
김명규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
김명규 사장은 2019년부터 모바일사업부장을 맡아 사업구조 개선과 차별화 기술 개발을 통해 POLED(플라스틱OLED) 사업 기반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는, 중소형 OLED 전문가다.
POLED는 '플라스틱 OLED'를 말하는 것으로, 기판이 유리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돼 있다. 주로 중소형 제품에 쓰인다. 이와 달리 TV 같은 대형 제품에는 WOLED(White OLED)가 쓰이는데, 발광과 발색을 나눠 OLED가 백색의 발광을 담당하는 구조다.
1988년 LG 입사 후 반도체, 생산기술, 상품기획, 제품개발 등 다양한 직무 경험을 쌓아온 김명규 사장이 올해부터 소형(모바일)과 중형(IT)사업부를 통합한 중소형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대형에 이어 중소형 시장으로의 성공적 진입을 통해 명실상부 'OLED 명가'로서의 LG디스플레이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특명'이 주어진 것.
회사 측은 "현재 IT용은 거의 대부분 LCD고, 모바일은 OLED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김명규 사장 발탁은 IT 및 모바일에서 LCD는 잘하고 있으니까 이제 OLED를 좀 더 키워보자는 취지로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기준 LG디스플레이 사업 전체에서 OLED와 LCD 비중은 6대 4 정도다. 이것이 올해에는 약 5대 5로 변화, OLED 비중이 더 커질 것이란 게 회사 측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중소형 OLED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3조3000억 원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매년 1조1000억 원 가량을 POLED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일단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이 향후 아이패드, 맥북 등에도 모두 OLED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알려지는 등 중소형 OLED 시장 전망이 밝다.
회사 측은 지난달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중소형 OLED는 전분기 대비 모바일 OLED 출하가 증가했다"면서 "2022년에도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은 분명하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BOE, CSOT 등 경쟁사들의 견제가 만만찮을 터다. 김명규 사장의 진가가 발휘될지 주목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9조8780억 원, 영업이익 2조230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3.1% 늘어난 역대 최대치이며,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2조 원을 넘어서며 3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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