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또다시 폭등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말보다 더욱 높아져 연방준비제도(Fed)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6%, 1년 전보다 7.5% 급등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CPI가 1월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7.3%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기준 1982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7.0%의 상승률보다 물가 오름세에는 더 속도가 붙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기대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 전문가들의 근원 CPI 상승률 기대치는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5.9%였다.
노동부는 지난달 식품과 전기, 주거비가 소비자 물가 급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식품 물가지수는 1월 중 0.9% 올랐으며 주거 물가도 0.3% 올랐다. 에너지 물가 지수는 0.9% 상승했다.
쇼핑객.[사진=블룸버그통신]2022.02.10 mj72284@newspim.com |
1년 전과 비교하면 주거비는 4.4%나 상승했으며 에너지 물가는 27.0%, 식품 물가는 7.0% 급등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중고차 물가는 1월 중 1.5% 상승해 지난해 12월 3.3%의 오름세보다 둔화했다. 의료 관련 물가는 지난달 0.7% 상승했다.
노동부는 일부 항목만 1월 중 물가 내림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임시 숙소 비용(-3.9%), 무선전화 서비스(-0.1%)가 해당한다. 신차 가격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연초에도 물가 급등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은 연준이 내달 이례적으로 50bp(1bp=0.01%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CPI 발표 전까지 37%의 50bp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던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43%로 해당 확률을 높였다.
국채금리는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지표 발표 직후 1.98%을 뚫고 오르며 지난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2년물 금리는 1.45%대로 올랐다.
공격적 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지면서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45분 기준 다우 선물은 0.42%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 지수 선물은 각각 0.87%, 1.39%의 낙폭을 나타냈다.
미 달러화는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같은 시각 전장보다 0.41% 오른 95.8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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