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이르면 연내 미국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비소세포폐암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10조원으로 예상된다.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내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유한양행 제공] |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얀센은 렉라자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얀센의 임상 3상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와 자체 개발하던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으로 진행된다.
얀센이 지난해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한 CHRYSALIS-2 1b상 임상 결과에 의하면 렉라자와 아미반타맙을 병용투여한 환자 29명 중 12명이 부분반응을 나타냈다. 제로에 가깝던 난치성 폐암 환자의 반응률을 41%까지 높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에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얀센은 글로벌 임상부터 허가, 상업화 등을 맡게 된다. 당시 업계에선 큰 계약 규모로 평가됐다.
렉라자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비소세포폐암의 30~40%는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1, 2세대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1, 2세대 표적항암제로 치료 받은 환자는 내성 때문에 향후 같은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선두 업체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렉라자와 같은 적응증(사용 범위)으로 판매허가를 받은 약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유일하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3년 미국 임상 1상 승인과 패스트 트랙(fast track) 지정을 동시에 받은 데 이어 2014년 혁신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2015년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승인을 받으면서 지난 2017년 최종 승인을 취득했다.
업계에선 타그리소의 사례를 들어 빠르면 올해 안에 렉라자의 가속승인 및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매출은 5조원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렉라자가 미국에서 출시된다면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산 신약 가운데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의약품은 아직 없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얀센에서 조건부 허가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31번째 국산 신약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고 같은 해 7월 이를 출시했다. 구체적인 국내 렉라자 실적은 아직 집계 중이나, 업계에선 약 7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얀센과 별개로 회사 측은 단독요법으로 미국을 제외한 14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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