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육부가 16일 2022학년도 새학기부터 초·중·고교생은 매주 2회 가정에서 신속항원검사키트(신속검사)를 통해 검사한 후 등교하도록 '적극 권고' 했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은 '강제성'이 없는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학생들이 등교 전에 신속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미리 파악해 학교 내에서의 감염을 줄이고, 학교의 방역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강제' 대신 '강력한 권고'를 택하면서 가정에 자율권을 줬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02.16 wideopen@newspim.com |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 결손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상황에도 지난 2년간의 경험과 또 체계적인 방역 지원과 준비 등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결손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교육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교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문제는 교육당국의 의도와 학교 현장·학부모가 느끼는 학생방역에 대한 온도차가 크다는 점에 있다. 대표적으로 신속검사키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 조항이다.
교육부는 가정에서 진단키트를 통해 미리 검사를 한 후 해당 결과를 자가진단 앱에 입력해 건강 정보를 공유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진단키트 이용 여부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이기 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아도 등교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이 같은 정부 방침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장은 "약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진단키트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에는 안도한다"면서도 "강제사항도 아닌데 1주일에 2번씩 자녀의 코를 찌르는 것을 용인할 학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생 확진자 중에는 가족에 의한 전파가 대부분인데, 다수가 자가진단 키트에서 음성을 보였다가 나중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차라리 학교 단위로 학사운영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열어주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진단키트를 한꺼번에 받을 것인지, 어느 시점에 받을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정해지 않았다. 교육부는 학교 측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예시는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2일 등교한 학생들에게 자가진단 키트를 제공하면 학생들은 당일 저녁 1회 검사한다. 또 같은달 4일 다시 키트를 배부받아 일요일과 수요일에 가정에서 검사하는 방식이다.
교원 단체의 반발도 적지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이 "학교가 '적극 권고'와 '검사 시행 안착'의 책무를 짊어지게 됐다"며 "학교 간 차이와 비교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텐데, 확진‧격리 규모가 달라질 경우 비난, 민원, 책임 추궁 등은 학교가 겪어야 할 고충"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측은 자가진단 앱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전교조 측은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키트 배분부터 학생 검사 여부 확인 및 보고, 검사를 하지 않고 등교한 학생 관련 대응 등이 우려된다"며 "불필요한 보고체계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학교별이나 지역별로 위기 상황이 크게 높아진다고 판단될 경우 탄력적으로 학사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정상등교를 기본적인 방향으로 하면서도 아이들의 안전과 학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탄력적인 학사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공=교육부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02.16 wideope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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