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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대장동 '그분' 재조명…검찰, 현직 대법관 정조준?

기사등록 : 2022-02-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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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녹취록 '그분'은 현직 대법관?...김만배 "50억 빌라 사드리겠다"
'50억 클럽' 로비 수사 막바지에 돌발 변수 등장…검찰 재조사 나서나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언급돼 관심을 끌었던 '그분'이 현직 대법관이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검찰은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을 법원행정처장 출신 A 대법관으로 특정하고 50억 빌라 제공 의혹 등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다시 파악 중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을 불러 A 대법관과의 관계를 추궁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1.03 hwang@newspim.com

지난해 2월4일 김씨와 정 회계사가 나눈 대화 녹취록에는 이들이 '그분'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 드리겠습니다"라며 A 대법관을 언급했다.

또 김씨는 자신의 도움으로 A 대법관의 딸이 특정 주거지에 거주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김씨가 A 대법관에게 판교 타운하우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천화동인 1호가 소유한 해당 타운하우스와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했지만 의혹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A 대법관은 현재 김씨를 만난 적도 없고 모르는 사이라고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 측도 녹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그분' 논란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던 지난해 10월 김씨가 정 회계사와 나눈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그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다른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이라며 "정치인 '그분'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팀 역시 수사자료에 A 대법관의 이름을 메모해 놓는 등 '그분'이 A 대법관이라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김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을 조사하면서 A 대법관과의 관계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관련 의혹을 다각도로 확인한 결과 A 대법관과 관련된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 '그분'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검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내용과 같은 취지다.

검찰이 현직 대법관을 특정해 수사력을 집중한다고 해도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오는 23일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을 재판에 넘길 계획이지만 그의 묵비권 행사 등으로 조사에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밖에 검찰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서도 처분을 결정해야 하지만 대장동 로비 의혹 사건 관련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에 대해 구체적인 단서도 없이 수사에 나설 경우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일단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대장동 의혹 배임 혐의 재판 상황을 지켜보며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동 일당의 배임죄가 인정된다면 '그분' 논란도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A 대법관에 대한 수사는 성남시 윗선 책임 논란과 마찬가지로 대선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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