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탈탄소와 온실가스 감축이 국제사회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대통령 선거 후보들도 앞다퉈 환경과 에너지 공약을 내놓고 있다. 후보들은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각각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화석연료 에너지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원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후위기가 더이상 미래과제가 아닌 도래한 현실인 만큼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 해결책들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뉴스핌이 주요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 대응 관련 공약들을 짚어봤다.
◆ 이재명 "에너지 대전환 필요…탄소세 도입"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에너지 대전환'을 전면에 내세웠다. 석탄에 의존하는 현재 에너지 공급 구조에서 에너지 비중을 늘린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전체 전력발전 중 화석연료 비중은 41%로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30%로 높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늘리고 제도 개혁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공약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탄소세 도입'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계나 설비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얘기다. 탄소세로 얻은 세수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거나 기타 탈탄소 체제로 전환하는 데 쓴다고 했다.
[안양=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 안양중앙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2.20 photo@newspim.com |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탄소세 도입 계획을 밝혔다가 '세금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일자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겠다는 게 아니"라며 "물가상승률 만큼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목적으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대응을 위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흩어진 업무들을 하나로 통합해 에너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부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탄소중립 목표와 관련해서는 현 기조인 2050 탄소중립보다 10년 앞당긴 2040년 탄소중립을 제시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40% 이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현 정부 정책기조인 '탈원전' 보다는 한층 완화된 '감원전'을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현재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에 대해서도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 윤석열 "원전 최강국 만들 것…NDC 재조정 필요"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탄소중립 실현 방안으로 '원전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탈원전 정책을 백지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최근 프랑스가 탈원전에서 원전 회귀로 정책 기조를 바꾼 사례를 들며 원전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문 정부에서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원자력 발전 비중도 30%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또 원전 산업을 육성해 해외 원전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 째인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6 kh10890@newspim.com |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윤 후보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0%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5%, 화석연료 40~45%, 원자력은 30~35% 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탄소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제시한 현재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후보는 '실천 가능한 목표'를 다시 설정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신념이 아닌 과학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현 가능한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 심상정 "재생에너지 매년40조 투자"…안철수 "탈원전 백지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기후대통령'을 자처하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또 1순위 공약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의로운 탈탄소 사회 전환을 제시하면서 네 후보 중에선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7% 수준인데, 심 후보는 이를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2030년까지 매년 20GW 이상 설치해, 총 180GW를 확보한다고 했다.
[성남=뉴스핌]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정의당 선대위] 2022.02.19 photo@newspim.com |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에 매년 40조원을 투자하고, 모든 신축 건물에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관련 투자는 전적으로 공공이 주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부에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고 대통령 직속 탈탄소사회전환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반면 석탄 화력발전소는 더이상 새로 짓지 않고 2030년까지 모든 발전소를 종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원전 확대를 주장한 것과 달리 신한울 3, 4호기를 포함해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지금보다 더 도전적인 '2010년 배출량 대비 50% 이상 감축으로 상향'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탈원전 백지화'를 내세웠다. 안 후보는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확대하고 신한울 3, 4호기 공사도 즉각 재개하겠다고 했다. 또 2030년까지 폐쇄 예정인 원전 11기를 다시 정상 가동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30% 달성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또한 하향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산업자원에너지부로 개편해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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