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한달 동안 삼표산업과 쌍용C&E의 작업장에서 작업자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시멘트 관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양사 모두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지만 대책 등에서 아쉬운 점도 드러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시멘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골재 채취 작업 중 토사 붕괴로 중장비 운전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시설물 관련 건설공사 중 시공사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는 27일로 시행 한 달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모두 가능한 사고다. 삼표 산업의 경우 레미콘 업계는 물론 우리나라 중대재해법 위반 1호로, 썅용C&E는 시멘트 업계 중대재해법 위반 1호로 각인될 형국이다.
고용노동부는 삼표산업에 대해 이미 대표이사 입건 등의 조치를 취했고 쌍용C&E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인 사업장 또는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에서 중대재해(중대산업재해·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막기 위한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업주,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삼표 안전관리 조직·예산 늘린다지만…7.5% 증가 그쳐 여전히 미흡
전날 삼표산업은 양주사업장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보상합의도 완료했고 안전관리 조직과 예산을 늘이겠다고 발표했다.
양주채석장 재해 근로자는 천공기 운전원 정모씨 2명과 굴착기 운전원 김모씨 3인에 대한 장례절차는 유족들과 합의와 발인까지 종료했다.
삼표산업은 추후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안전 최우선 기업경영 ▲사고예방 작업현장 ▲안전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3대 추진 전략을 내놨다.
특히 삼표산업은 전 계열사에 안전조직을 신설·확충하고 지난 2년간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371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는 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표산업은 재발방지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해 장기적인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경영진의 안전의식도 내재화한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평균 연간투자비 대비 올해 투자액은 7.5%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지난해 6월 포천사업소에서 1명 사망자, 9월에 성수공장에서도 1명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고가 발생하자 고용부는 삼표산업의 전반적 안전관리 부실로 추가적인 사고위험이 상당히 큰 것으로 판단하고 전국 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에 착수했다.
감독대상 사업장은 채석장 5개, 레미콘 2개, 몰탈 2개 등으로 채석장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올해 200억원 투자는 미흡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명지대 객원교수인 천병조 재난안전학박사는 "업종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 중견기업의 경우 지난해 대비 적어도 10%이상 관련 예산이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도 양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매몰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소방당국.[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2022.01.29 lkh@newspim.com |
◆ 사장의 공언? 어떤 대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삼표산업 사태로 레미콘 등 시멘트 관련업계의 긴장감이 높을 만도 한데 지난 21일 오후 2시 15분경 썅용C&E에서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동해공장의 시설물 관련 건설공사 중 시공사 직원이 3m 가량의 높이에서 추락한 것.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4명이 함께하는 작업현장에서 사망 근로자는 혼자서 작업하고 있었고 안전장비를 제대로 관리했는지, 왜 혼자 작업했는지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원인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노조측에 나오고 있다.
쌍용C&E는 이에 대해 일단 별도로 계약된 발주공사라는 입장이다. 다만 쌍용C&E 측은 근로자 사망에 대해선 "발주자로서 시공사 직원의 인명사고가 어제 발생한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고 직후 전체 건설공사를 모두 중단시켰으며 추가적인 안전점검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썅용C&E는 대표이사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신속한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앞으로 있을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는 한편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현준 쌍용C&E 사장은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면밀하게 안전관리규정을 살펴보는 동시에 시설물 건설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의식 제고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 앞서 여러번의 인명사고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강원본부는 쌍용C&E는 지나해 5월과 7월에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사망했고 12월에는 컨베이어에 손이 끼어 전달되는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강원본부는 "쌍용C&E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일단 이현준 사장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단는 약속이 있었으니 향후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들이 나올지는 지켜 볼 일이다.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 [사진=쌍용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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