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여·야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부동산세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질타하며 부동산 정책기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예고한 것이다.
여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토지이익배당제' 신설로 토지이익배당 전액을 국민 기본소득에 활용한다는 계획이고, 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전면 개편으로 사실상 종부세 폐지를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주택 보유세(종부세·재산세)는 높이고 거래세(양도세·취득세 등)는 낮추는 대안을, 심상성 정의당 후보는 상가와 빌딩, 분리과세 토지 등에 종부세를 포괄 적용하는 종부세 강화 방안을 내놨다.
◆ 이재명, 토지이익배당제 신설…부동산 실효세율 0.17%→1% 인상
이재명 후보는 새로운 부동산 세금 부과 방안인 '토지이익배당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에 주장하던 '국토보유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이름을 바꿨다. 민간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 세금을 걷어 토지가 없거나 적게 보유한 국민 90%에게 배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실효세율을 0.17%에서 1%로 인상해 충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즉 토지이익배당제는 토지보유분에 대한 세금을 거둬들여 저소득층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개념이다. 기본소득 지급은 지역화폐형으로 이뤄진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해 특정 지역 내에서만 소비되는 화폐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의왕=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경기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1.23 photo@newspim.com |
또 이 후보는 부동산세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 이연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과세 이연제도는 당장 현금이 없어 세금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주택의 매도나 상속 또는 증여 시점까지 세금납부를 미뤄주는 제도다.
대표적으로 이 후보는 양도소득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최대 1년간 유예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기간에 따라 중과를 차별적으로 면제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현재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약 4개월간 전부 면제하고, 7개월까지 절반, 10개월까지는 4분의 1을 면제하는 '4·3·3 방식'이 거론된다.
아울러 1주택 장기보유 저소득층과 노인가구의 종합부동산세 납부 연기도 주장한다. 1주택만 보유한 채 연금소득이나 자녀 용돈 등에 의존해 생활하는 노인 은퇴자들의 경우 소득 등 제한적 요건을 충족하면 소득이 생기거나 주택을 처분하는 시점까지 종부세 납부를 연기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 상속주택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배제하자는 공약도 내놨다.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을 일정기간 보유 주택 수에서 배제해주는 것이다. 해당 공약은 정부가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서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최대 3년간 유예해주기로 하면서 어느정도 실현된 상황이다.
◆ 윤석열, 종부세 전면 재검토…재산세 통합·1주택자 종부세 면제 추진
윤석열 후보는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보유세인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 종부세를 면제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현재 종부세 시스템을 폐지하자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부세는 납세 대상자의 수가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은 세금이다. 도입 당시부터 꾸준히 논란이 있었다"며 "재산세와 동일한 세원에 대한 이중과세, 조세평등주의 위반, 재산권보장원칙 위반, 과잉금지의 문제 등이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후보는 과세이연제도 등을 도입 장기보유 고령층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도 경감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성=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서해안시대는 새로운 100년의 중심 내포에서!"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2 kilroy023@newspim.com |
거래세 완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50%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방안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모두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이다.
윤 후보는 "국민의 급격한 보유세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양도소득세율을 인하해 기존 주택의 거래를 촉진하고 가격 안정을 유도하려 한다"며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낮춰 보유세 급등을 막겠다"고 말했다.
주택 거래시 발생하는 취득세와 다주택자 부담이 큰 누진세 개편도 예고한 상황이다. 윤 후보는 기존 1~3인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단일화하고, 조정지역 2주택 이상에 대한 누진세율을 완화하는 등 취득세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 단일세율을 적용한다는 파격 공약도 내놨다.
◆ 안철수 "거래세 인하, 보유세 인상" vs 심상정 "보유세 강화"
이 외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주택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의 세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이는 보유세를 높여 거래 매물을 활성화하고, 실제 거래되는 주택에 대해서는 세금을 낮춰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부동산 거래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안 후보는 지난달 초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가장 바람직한 것은 미국처럼 보유세가 높고 거래세가 낮은 형태"라면서 "지금도 보유세가 높기는 하지만 거래세가 더 높다"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대선 주자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기본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기수요보다는 실수요를 고려한 공급이 필요하며,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공공자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표적 공약으로 상가와 빌딩, 분리과세 토지 등에 종부세를 포괄 적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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