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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캐스팅보트 2030 女 "윤석열·이재명 다 싫어", 男 "윤석열"...왜?

기사등록 : 2022-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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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男, "尹지지, 문 정권 심판론·친 남성정책"
2030女, "차라리 제3지대 선택하겠다"
청년층 표심, 관건은 '젠더'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차악'이죠. 뽑고 싶어서 뽑는 게 절대 아니에요"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신촌역 일대 낮 시간대. 연일 급증하는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세에도 거리를 오가는 청년층은 꽤나 많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3일 오후 개강이 연기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내 보행로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교육부는 지난달 각 대학에 개강시점을 4주 이내로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연세대, 고려대 등은 개강을 2주 연기하고 2주는 동영상 강의를 계획해 오는 30일부터 강의실에서 대면 강의를 진행한다. 2020.03.03 alwaysame@newspim.com

'이대남(20대남자)' 끄트머리에 서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29세)는 다가오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차악'이란 단어로 설명했다. 그는 24일 뉴스핌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을 뽑을 거지만, 그를 지지해서가 아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을 뽑을 수 없어서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윤 후보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우려스러운 지점"이라며 "와이프(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리스크도 분명 피해갈 수 없는 이슈인 건 맞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 탓에 민주당을 도저히 뽑을 수 없다. 그나마 더 나은 사람을 선택하려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최성준(32세)씨는 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30대는 내 집 마련에 실패한 당사자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생각에 민주당에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학생 박윤영(23세)씨는 20대 여성 유권자다. 그는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연일 거듭되는 양당 후보의 도덕적·정치적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이들에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씨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 투표하는 대선인데 뽑을 후보가 없어서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투표장 가는 순간까지 고민할 것 같다"며 "차라리 표를 버리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2022.02.24 seo00@newspim.com

◆2030 女 표심, '제 3지대' 흡수하나

소위 '이재명도 윤석열도 다 싫다'는 2030 여성 유권자의 표심은 실제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종합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21일 전국 남녀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만 18세-20대 유권자 13.9%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7.4%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30대의 경우 안 후보 9.4%, 심 후보 4.5%로 집계됐다. 전 연령층을 통틀어 '제 3지대'를 향한 지지율은 2030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 유권자인 취업준비생 이수연(24세)씨는 "양당 후보 둘 다 안 찍을 거다. 차라리 안철수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모두 마찬가지"라며 "사표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양당 후보를 선택하진 않겠다고 다들 말한다"고 전했다.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 여성 유권자의 표심이 실제로 안 후보나 심 후보에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 중반부에 접어든 현재까지 '초박빙' 접전을 유지하고 있는 양당 후보들에겐 마지막까지 '단일화'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청년 유권자, 핵심 의제는…역시나 '젠더'

이날 기자가 만난 2030 유권자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대선 이슈는 '젠더'다. 앞서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 '성범죄 관련 무고죄 처벌 강화' 등 반 여성 정책 기조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여가부'는 명칭을 바꿔 유지하겠단 입장만을 내놓는 등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20대 남성 유권자 김모씨(29세)는 "진보 쪽에 가까웠던 친구도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보고 윤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대 친구들은 대체적으로 윤 후보의 공약을 환영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2030의 경우 정치적 신념보다 자신의 이익에 맞춰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대남들이 친남성 정책 기조를 보이는 윤 후보에게 기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20대 여성 유권자인 이수연(24세)씨는 윤 후보의 반 여성 정책을 비판했다. 이 씨는 "여가부 폐지도 그렇지만, '석열이 형' 마케팅도 불쾌하다. 후보를 '형'이라고 한정하는 표현이 마치 여성 표를 배제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살리고 싶었다면 '삼촌'이나 '아저씨' 등의 표현으로 대체했어도 되지 않느냐고 부연하기도 했다.

se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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