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점진적 원전 감축 및 원전 수출 정책과 관련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집권 이후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각국은 자국의 사정에 따라 에너지믹스를 선택하고 있으며, 원전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사서 우리 원전의 수입을 희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기반을 늘리기 위해 국내 원전의 실태를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예상하지 못한 에너지 공급망 대란이 빚어짐에 따라 그동안 언급하기 쉽지 않았던 원전의 대체성을 공식 인정하려는 자리였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이 지닌 장점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이고, 특정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며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울원자력발전소[사진=한울원전본부] 2022.02.25 nulcheon@newspim.com |
문 대통령은 또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면서 "다만 적절한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는 포항과 경주의 지진, 공극 발생, 국내자립기술 적용 등에 따라 건설이 지연되었다"며 "그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강화와 선제적 투자가 충분하게 이루어진 만큼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원전에 있어 세계적인 선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원전해체 기술, SMR 연구, 핵융합 연구도 속도를 내는 한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침도 조기에 검토하여 결론을 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정비 기간이 늘어났으나, 이로 인해 불시 사고는 줄어들고 있으며, 한수원의 정비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빈틈없이 속도감 있게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한 원전 현황 점검과 미래 준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 원자력 경쟁력 확보 방안, 환경부는 EU 녹색분류체계 원전 동향 및 대응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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