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형 정연우 기자 = 포스코가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출범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코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소재, 수소, 에너지 등에 주력하는 친환경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장 포스코홀딩스 소재지 포항 재이전을 위한 주주 설득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2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을 열고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알렸다. 포스코홀딩스 밑으로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 자회사가 자리하는 형태다.
이장식 경북 포항부시장이 10일 오후 '포스코 지주사 전환' 관련 체계적 대응위해 구성된 전담 기구인 TF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포항시] 2022.02.11 nulcheon@newspim.com |
◆ 철강 넘어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까지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그룹 전반의 사업 개편과 시너지 확보,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을 진두지휘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수립 등도 관할한다.
무엇보다도 포스코홀딩스는 향후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 이상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게 포스코 측의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대 핵심사업을 선정하고, 철강 탄소중립 완성과 신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 등 5개 지향점을 목표로 잡았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포스코그룹의 성장 비전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가 되는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때 포스코그룹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10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역 민심은 잡았는데, 주주 설득 '관건'
포스코는 지주사 출범을 통해 친환경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갖고 제2의 창업에 나섰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포스코의 지주사 출범은 지난 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포스코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지주사 전환 안건은 출석 주주 89%의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됐다. 문제는 지주사의 소재지를 서울로 한다는 내용이 안건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이에 포스코는 포항 지역사회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포스코는 모든 측면에서 변함없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혔지만, 지역 민심은 들끓었다. 포스코의 약속과 달리 지주사가 서울에 설립될 경우 향후 포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역 민심에 정치권의 반발도 이어졌고, 최근에는 대선 후보들의 입김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포스코는 지주사 소재지를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산하 미래기술연구원도 포항에 본원을 설치하는 등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항시와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백기를 들면서 성난 지역 민심을 달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주들 설득이 관건이다. 포항 재이전을 위해서는 우선 이사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사회 통과 이후에는 주주총회를 거쳐 주주들의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주사 서울 설립은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 및 우수 인력 확보 등 장점이 명확하다. 회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있어 지역적으로 서울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다. 서울 소재지의 장점이 분명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포항 재이전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모든 것이 수도권 중심인 상황에서 지역에 소재지가 있을 경우 주요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결국은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조만간 이사회 및 주주 설득을 거쳐 내년 3월까지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재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전격 합의에 이르렀는데, 주주총회는 예상할 수 없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항이 연구 집결지로,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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